전국 지방의료원의 진료인력이 최근 4년간 증가했지만 의료원 4곳 중 3곳은 여전히 진료 중단이나 축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료과 절반가량이 의사 한 명에게 의존하는 데다 공중보건의사마저 급감하면서 지역 공공의료가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의 진료인력은 2022년 1153명에서 올 6월 1243명으로 7.8% 증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진료 중단·축소가 발생한 의료원은 26곳으로 전체의 74.3%에 달했다. 진료 차질이 빚어진 진료과도 63개에 이른다. 비수도권에서는 지방의료원 26곳 중 22곳(84.6%)에서 진료 공백이 발생했다.
진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산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올 6월 말 기준 1277일 동안 진료가 중단됐고 부산의료원 혈액종양내과와 류마티스내과도 각각 852일째 문을 열지 못했다. 진안의료원 산부인과는 대체 의료기관까지 37㎞, 울진의료원 재활의학과는 60㎞에 달해 주민들의 장거리 이동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료과별 인력 편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 6월 기준 인력을 확보한 진료과 497개 가운데 246개(49.5%)가 의사 한 명으로 운영됐다. 비수도권에서는 이 비율이 51.1%로 절반을 넘어섰다. 실제 군산의료원은 진료인력이 2022년 38명에서 올해 49명으로 늘었지만 전문의 퇴직으로 호흡기내과와 신장내과 진료가 잇따라 중단됐다. 두 진료과의 지난해 외래진료 실적은 합계 1만 9162명에 달한다.
인력 부족을 보완할 지원체계도 한계를 드러냈다. 지방의료원에 배치된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2022년 76명에서 올해 38명으로 절반 감소했다. 정부의 파견 전문의 지원 요청은 2024년 98명에서 올해 112명으로 늘었지만 실제 선정인원은 94명에서 82명으로 줄었다.
경영난도 심각하다. 지난해 전국 지방의료원의 의료수익은 1조 3369억 원에 그친 반면 의료비용은 1조 8942억 원으로 의료손실이 5573억 원에 달했다. 전체 의료원의 62.8%인 22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인력 확보와 진료 정상화를 위한 재정적 부담도 상당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한 명의 퇴직이나 공보의 복무 만료가 곧바로 진료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체인력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 대학병원이 공동채용·파견·순회진료를 연계하고 실제 진료 재개 여부까지 관리하는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의료원 진료과별 운영 여부, 중단기간, 대체 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점검하고 장기 미충원 진료과의 인력 확보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