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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황인데 왜 옮겨” 반도체 이직 반토막

18.10.2026 1분 읽기

삼성전자(005930) 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반도체 업계의 인력 이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확대 등으로 기존 직장에 머무르려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기업들의 인력 수요는 증가하면서 채용난이 심화되고 있다.

18일 리멤버앤컴퍼니가 보유한 인재 이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반도체 산업 이직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 감소했다. 3년 전인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이직자 수는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23년 이직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감소했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약 14%, 30%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감소 폭이 50%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인력 이동이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기존 직장에 머무르려는 ‘인력 락킹(locking)’ 현상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재직자들이 이직에 따른 기대 이익보다 현 직장에서 받을 수 있는 보상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멤버 관계자는 “이직자를 찾는 기업도 대기업 인재를 원하지만 해당 기업 재직자들이 이직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향후 몇 년간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업계의 채용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종의 신입직 채용 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급증했다. 전체 반도체 채용 공고에서 신입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상승한 12.2%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입과 경력을 합친 전체 반도체 채용 공고 증가율도 20%로 전 업종 평균 증가율(14%)을 웃돌았다.

채용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력직 인력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리멤버의 반도체 인재 헤드헌팅 의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충원하지 못한 직무를 올해 상반기에 다시 헤드헌팅 의뢰한 비중은 83.6%에 달했다. 재의뢰 기업 중 35%는 2년 이상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이동이 줄면서 기업들의 채용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 전체의 인력 규모가 확대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산업통상부의 ‘2025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반도체 산업기술인력은 11만 8721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산업 성장에 따라 종사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인력의 직장 간 이동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대기업에 비해 임금과 복지 등 근로조건에서 경쟁력이 낮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인재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력직 인력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기업 규모에 따른 인력 수급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반도체 초호황기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대기업이 인력을 흡수하는 상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보상 체계를 개선하고 인재 유인책을 마련해야 대기업과의 인력 확보 경쟁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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