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14일 금융위원회 세종 이전 계획에 대해 “국가 금융 경쟁력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윤석구 금융노조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정작 금융산업의 특수성과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은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정부는 내년 하반기 금융위를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언급하며 금융 정책·감독은 금융시장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정부 부처 간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분초를 다투는 금융정책 컨트롤타워를 금융 현장과 분리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결정이냐”며 “행정 편의적 발상으로 수십년간 쌓아온 국가 금융경쟁력을 훼손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경제 수도 서울’ 구상과도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국책은행·농협·새마을금고 본점 이전 논의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정부는 더 이상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라”며 “금융위 세종 이전을 강행하고 금융기관 지방 이전까지 밀어붙인다면 금융노조는 10만 노동자의 힘으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민간 금융사들은 늘어날 업무·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있어 협의가 수월했으나 세종으로 옮겨간 이후에는 각종 회의·보고를 위한 수시 출장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대관 조직이다. 금융위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오가면서 수시로 금융정책·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이들의 업무 공간이 필요한 만큼 세종 현지 사무실을 만들어 일부 인력을 상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관 담당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세종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영업점에 대관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이탈 우려도 크다. 실제 신의 직장으로 불린 금융 공공기관을 떠나는 직원들도 줄지 않고 있다. 올해 1~9월 금감원,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을 스스로 그만둔 직원은 각각 57명, 86명, 21명 등 총 164명에 달했다. 민간 금융회사와 처우 격차가 벌어지고 지방 이전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10년차 이하를 중심으로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