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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인 코인투자 지연에…디지털자산 업체 줄줄이 VASP 포기

14.10.2026 1분 읽기

가상화폐 운용 업체 하이퍼리즘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를 반납하기로 했다. 법인의 코인 투자 허용이 지연되는 데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VASP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사업자들의 추가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퍼리즘은 최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한 VASP 갱신신고를 자진 취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리즘은 한국과 일본, 홍콩 등에 거점을 두고 기관투자가와 초고액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펀드를 운용하는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약 7500억 원에 달한다.

오상록 하이퍼리즘 대표는 “VASP 신고 수리 이후 (국내에서) 이용자 대상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했다”며 “사업 계획을 재검토해 갱신신고를 취하하기로 했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퍼리즘이 명단에서 빠지게 되면서 국내 VASP는 28곳으로 줄었다. 지난해 초 42곳에 달했던 사업자 수는 수익성 악화와 사업 부진 등으로 갱신신고를 포기하거나 신고 유효기간이 만료된 업체가 속출하면서 1년 만에 27곳으로 급감했다. 이후 안랩블록체인컴퍼니와 비트고코리아의 신규 신고 수리로 8월 말 29곳으로 늘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전체의 3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열악한 사업 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법인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개인투자자 대상 거래소를 제외하면 운용·수탁·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금융위는 지난해 2월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의 가상화폐 매매를 같은 해 하반기부터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 반이 넘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그 사이 중소 사업자들의 경영난은 심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갑·보관업체의 영업손실은 186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93억 원보다 두 배로 확대됐다.

반면 규제 준수 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8월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기존 VASP는 11월 20일까지 새 요건에 맞춰 재신고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도입되고 부채비율 200% 이하 기준과 자금세탁방지(AML) 조직·인력·전산설비 등 내부통제 요건도 강화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 제도 정비가 지연되는 사이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러시아마저 최근 은행의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허용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는 12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업체 대표는 “국내에서는 VASP 지위를 갖고 있어도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다”며 “반면 금융당국의 자료 제출 요청 등 대응해야 할 행정 업무는 적지 않아 추가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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