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신과 의사 양재웅 씨가 운영했던 정신병원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해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남·북부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선 고인의 어머니 A 씨는 “딸이 다이어트약 의존증을 치료하려 입원했다가 불과 17일 만에 격리실에서 숨졌다”며 “며칠 동안 배가 아프다며 응급실에 보내달라고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처치조차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경찰의 늑장 수사와 증거 확보 실패를 지적했다. 그는 “사망 직후 병원 측에 CCTV를 요구해 12시간 만에 받았으나, 정작 딸이 숨져가던 새벽 시간대 21분간의 영상은 없는 상태였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사망 6개월이 지나서야 병원을 압수수색했고 이후 의사협회 감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수사를 멈춰 세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경찰이 수사를 멈춘 사이 국가인권위원회가 간호 기록 허위 기재와 의사 지시 없는 불법 강박 사실을 먼저 밝혀냈다”며 “압수수색까지 한 경찰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유족은 이날 △의사의 직접적인 격리·강박 지시 및 기록 조작 방지 △격리실 CCTV 의무 보존 및 유족 즉각 제공 △폐쇄병동 외부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며 철저한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전자 의무 기록과 접속 기록을 신속히 확보했다면 기록 변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부천원미경찰서가 이를 방치했다”며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책임자가 현재 경기남부청 수사심의계장으로 영전한 사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도 “경찰이 6개월간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다가 인권위 조사 이후에야 뒤늦게 재조사에 나섰다”며 “당시 초동수사 책임자가 현재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사건 암장이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김홍근 경기남부청장 직무대리는 사건 당일 전자 기록 등을 확보하지 못한 초동수사 미흡을 일부 인정하면서 수사 책임자의 징계 등 조치에 대해 “명확히 잘못된 부분을 따진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양 씨가 운영했던 경기도 부천시 모 병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은 2024년 5월 27일 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30대 여성 환자 C 씨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그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2024년 5월 10일쯤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입원 17일 뒤인 5월 27일 강박·격리 치료 중 숨졌다. 부검 결과 C 씨의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