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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세미텍, 반도체 키우려 두 차례 유증했지만…이익률 1% 그쳐

13.10.2026 1분 읽기

한화비전(489790) 의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이 2년간 두 차례 유상증자로 1000억 원을 지원받았지만 좀처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이름까지 바꾸며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높였지만 전체 매출의 약 80%는 여전히 표면실장기술(SMT) 장비와 공작기계 등 비(非)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본더와 전공정 증착 장비 등 신규 반도체 장비 사업마저 빠른 시일 내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면 모기업의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비전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2463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이자비용(42억 원)보다 적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1.02%로 지난해 동기(-8.42%)에 비하면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극히 낮은 수준이다.

분기별 수익성은 더 불안정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3.26%였는데 2분기에는 9.51%로 급반등했다. 분기마다 이익률이 출렁인 것은 수주와 장비 납품 일정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사업 구조 탓이다. 변동성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키움증권은 한화세미텍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1.35%로 전 분기보다 8%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세미텍의 뿌리는 전자부품을 조립하는 SMT 장비다. 모태는 전신인 삼성테크윈이 1989년 시작한 칩마운터 사업이다. 칩마운터는 SMT 장비의 한 종류로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작은 전자부품을 장착하는 기계다. SMT 장비는 여전히 주력 사업으로 한화세미텍의 관련 매출은 상반기 1588억 원으로 전체의 69%를 차지했다. 여기에 2019년 확보한 공작기계 사업까지 포함하면 반도체 장비 이외 매출 비중이 82%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도 지난해 한화정밀기계에서 한화세미텍으로 사명을 바꾸며 반도체 장비사로 전환하려는 노력에 별 기여를 못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TC본더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분기 SK하이닉스(000660) 의 품질 검증을 통과하고 210억 원 규모의 첫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적은 여전히 미미해 올 상반기 반도체 장비 부문 매출은 421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297억 원)보다 42% 늘었지만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반도체 장비 사업 규모가 사명과 동떨어질 정도로 작은 것은 공급 실적이 부족해서다. 한화세미텍은 올 초 TC본더 6대를 수주한 후 상반기까지 모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경쟁업체인 ASMPT가 한 분기에 25대 이상 비슷한 장비를 공급할 역량을 갖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한화세미텍이 2년 연속 모기업의 자금 수혈을 받은 것도 납품 역량을 키우기 위해다. 반도체 장비는 고객사 주문을 받아도 부품 조달부터 장비 조립, 성능 검증, 출하까지 상당한 자금이 먼저 필요하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3월과 올해 4월 각각 500억 원씩 유상증자를 통해 총 1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실탄을 확보했지만 한화세미텍이 TC본더를 넘어 차세대 반도체 장비를 상용화하는 것은 숙제다. HBM 패키징용 하이브리드 본더의 경우 4년 전 1세대 장비를 납품한 데 이어 올초 2세대 장비를 공개했지만, 고객사의 품질 검증이 남아 아직 정식 수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전공정 증착 장비도 사업화가 관건이다. 한화세미텍은 2023년 말 한화모멘텀에서 증착 장비 사업을 인수한 후 고객사와 D램용 증착 장비를 개발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증 자금을 투입하고도 차세대 장비 개발을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지 못다면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에 추가 유증과 일부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대책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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