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000670)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의 선행투자 및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측이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으나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투자를 둘러싸고 다시 갈등이 불붙는 모양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근거 없는 의혹을 반복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영풍·MBK는 12일 “최 회장이 아크미디어에 투자하고 고려아연 자금 250억 원이 투입되는 2개월 동안 최 회장 지인 등 ‘이너서클 7인’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고려아연 자금이 투입될 길목을 사전에 파악해 최 회장과 측근들이 지분을 미리 확보한 사전 기획형 배임 거래”라고 주장했다.
영풍·MBK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코리아그로쓰1호 펀드에 236억 5900만 원을 출자했다. 당시 펀드가 아크미디어 투자를 위해 요청한 금액 250억 원 중 고려아연의 출자 비중이 94.64%를 차지한다.
최 회장은 출자금이 펀드에 들어온 지 17일 만인 같은달 29일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제1회 전환사채(CB) 17억 원을 인수했다. 이어 6월 5일에는 최 회장의 지인 등 7명이 아크미디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5000원에 신주를 배정받았다. 같은 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도 아크미디어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코리아그로쓰1호는 7월 10일 아크미디어의 제2회 CB 25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고려아연이 펀드를 출자하고 실제 투자를 집행한 59일 사이에 최 회장과 측근들의 지분 취득이 먼저 이뤄진 셈이다. 이러한 투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전기획형 배임이라는 것이 영풍·MBK 측 주장이다.
영풍·MBK 관계자는 “고려아연 자금 등 250억 원이 투입돼 기업가치가 뛸 것을 사전에 완벽히 인지하지 않고서는 설립 1개월차인 무실적 신생 드라마 제작사에 최 회장 개인과 핵심 측근들이 줄지어 지분을 확보할 이유가 없다”며 “초기 아크미디어 유상증자에 참여한 최측근 7인 중 1인은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도 선임됐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근거 없이 같은 의혹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가 추정에 추정을 더한 내용을 새롭게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당사 투자 활동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특히 고려아연이 마치 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개별 투자처와 투자 시점, 자금 집행까지 결정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LP)로 참여했고, 펀드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집행은 운용사(GP)가 투자 심의와 실사 등을 거쳐 주도한다”며 “이러한 기본적인 펀드 운용 구조마저 외면한 채 고려아연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의도적으로 대기시켰다는 식의 주장을 펴는 것은 자의적 추정을 사실인 양 포장하는 행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고려아연 측은 “앞으로도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주주와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자의적 추정으로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