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3만명 소도시가 전국 최고 축제를 만들었다. 비결은 화려한 콘텐츠가 아니라 민원을 즉각 고치는 뚝심이었다.
10일 김천시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직지문화공원·사명대사공원 일원에서 ‘2026 김천김밥축제’가 열린다.
유동인구 10만명 이상·예산 3억원 이상 전국 대형 축제 254개를 대상으로 한 ‘2025~2026 대한민국 축제평가‘에서 종합지수 2149.3점으로 1위를 차지한 축제다. 만족도·재방문 의향·추천 의향 등 주요 평가지표 전반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민원이 곧 개선”…불편 즉각 고치며 키운 신뢰
시작은 소박했다. ‘김천’이라는 지명이 유명 김밥 프랜차이즈 ‘김밥천국’의 줄임말과 같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된 축제였다. 2024년 첫 해 방문객을 2만명으로 예상했지만 1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김밥 부족·셔틀버스 부족·운영 미숙 등의 문제가 터졌다.
하지만 김천시는 이 민원을 그대로 다음 해 축제에 반영했다. 2025년에는 판매 업체와 부스를 대폭 늘리고 행사장을 사명대사공원에서 직지문화공원 일대로 확장했다. 셔틀버스와 주차장은 5배 이상 확보했다. 내빈 소개 등 관행적인 의전 행사를 없애고 공무원들이 직접 김밥을 마는 데 투입됐다. 축제 성공에 기여한 공무원들은 특별승진으로 보상받았다.
결과는 달라졌다. 인구 13만명 도시에 이틀간 15만명 이상이 찾았다. 2026년에는 카카오페이와 협업해 QR코드로 주문·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품보관 서비스도 새로 도입했다.
축제의 영문명은 ‘Gimbap’이 아닌 ‘Barby Kim’이다. 김밥을 영어로 재해석한 이 작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바비킴·자두 등이 초대가수로 무대에 올랐고 현장에서는 위생복을 갖춘 요리사들이 일렬로 서서 김밥을 마는 ‘김밥 공장’ 오픈키친 영상이 “효율 끝판왕”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온라인에서는 “김밥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논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방문객들은 10만원을 써도 아깝지 않다는 후기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김천김밥축제가 지역 특산물이 없어도 아이디어와 운영 품질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지역축제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화려한 콘텐츠보다 방문객 불편을 즉각 해소하는 운영 태도가 전국구 축제로 자리 잡는 핵심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축제는 20여 종의 특별 김밥과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한 ‘김밥&사이다 존’ 등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