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107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잠정)을 달성했다.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영업익 신기록을 연속으로 경신하더니 마침내 분기 영업익 1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기업 중 최초이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통틀어 미증유의 대기록이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26.6% 늘어 195조 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률도 제조사로는 유례없는 55.1%를 기록했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익은 254조 1000억 원에 달해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3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이적인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이 견인했다. 전 세계적 인공지능(AI) 개발 경쟁 속에서 급증한 고성능 메모리 칩 수요를 선도적 기술력을 앞세워 대거 확보했다. 올 2월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인 HBM4를 출시해 기술 주도권을 굳혔다. 업계는 내년에도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마냥 환호하기 어려울 만큼 우려되는 대목도 적지 않다. 비메모리 사업부와 모바일 사업(MX·NX), 영상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DA) 부문은 3분기에 총 4조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은 개발·생산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수요와 가동률은 부진한 구조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앞으로 2~3년 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끝날 경우 메모리에 편중된 ‘외끌이 성장’이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국·일본 등 경쟁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적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금자탑을 기반으로 삼아 초격차 기술 개발과 인재·인프라 확충, 생산 효율성 향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수익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의 자원을 유연하게 재배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정부와 국회·노동계의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 획일적 노동 규제를 혁파하고 양질의 전력·수자원 등 인프라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리한 초과이익 공유 요구나 경영 간섭을 거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삼성전자의 성장 과실이 투자와 고용으로 흘러 국민 경제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