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한 데 이어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일정 보류까지 요청했다. 노조가 교섭 압박 수위를 높이려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까지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 청약 일정 보류와 재검토를 요청했다. 회사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위해 약 3조 원을 조달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이달 19일부터 계좌대체와 장외거래가 가능하며 26~30일 장내거래가 진행된다.
노조는 이달 26일부터 예고한 3주간의 파업 등 노사분규에 따른 위험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노조위원장이자 우리사주조합장으로서 노사분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우리사주조합의 목적인 ‘근로자의 자산 형성’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조는 회사의 6공장 재원표 투자총액과 재원 합계 사이에 3359억 원 차액이 발생했다며 그 이유를 점검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전날에는 삼성전자를 교섭 상대로 끌어들였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 기준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한 만큼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하청 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개정 노조법을 다른 계열사와의 관계에 끌어들인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노조가 스스로 예고한 파업의 위험을 근거로 인수자금 조달 일정까지 보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청약 일정을 보류할지 안 할지는 회사가 이사회를 열어 결정할 사안이지 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이 개입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의 정상적인 투자금 확보 노력까지 노조가 제동을 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사측은 이날 메시지를 내고 업무방해 등 불법·위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노조가 사내 유인물에 대표이사를 겨냥한 인신공격성 표현과 사진을 사용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회사는 “건전한 교섭 문화를 해치는 명예훼손, 모욕성 비하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파업 참여로 지급되지 않는 급여도 보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