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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로 생산성 둔화” 이창용 경직된 제도에 쓴소리

07.10.2026 1분 읽기

이창용 한국은행 전 총재가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로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노동 시간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인구 클러스터’ 포럼에서 한은 조사국 오삼일 고용연구팀장과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시간 제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4월 임기를 마친 이 총재는 모교이자 한때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에서 특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한은 총재가 퇴임 직후 학교로 돌아가 한은 직원과 함께 연구를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로 일하는 시간이 감소하면서 생산성 향상 효과도 줄었다. 근로시간 감축은 충분히 쉬고 효율적으로 일할 경우 장시간 근무 때보다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연구진이 52시간제 도입 이후를 분석했더니 1인당 생산성 추세 기울기가 0.44에서 0.30으로 낮아져 증가세가 오히려 둔화됐다. 사업체 자료 분석에서도 1인당 생산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성과급 비중이 높은 기업에선 52시간제가 생산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성과급 비중이 1%포인트 높은 기업은 4년 누적 기준 1인당 부가가치 증가폭이 2.5%포인트 더 낮았다.

소득 감소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소득 하위 20% 근로자는 초과 근로 시간과 초과 급여가 각각 16%씩 감소해 결과적으로 총급여가 1.3% 줄었다. 고소득층에서는 총급여 감소가 유의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창용 전 총재는 “지금의 52시간제는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화이트칼라와 전통적 생산직 블루칼라 근로자 모두에게 경직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집중 근무가 필요한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겐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살기 위해서는 화이트칼라가 열심히 일해야 할 때”라며 “1억 5000만 원씩 받는 사람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그게 나라를 이끌어가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칼라가 열심히 뛰게 하고 본인들이 본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게 유연성을 줘야 한다”며 “화이트칼라를 블루칼라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나라의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 4.5일 수준으로 단축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연구진은 “52시간제에서 확인됐듯이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성 향상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특히 교섭력이 약한 저소득 근로자에게 소득 감소 충격이 집중됐다”며 “주요국 중에서도 프랑스를 제외하면 법정 근로 시간이 주 40시간을 하회하는 국가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고령화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하루 8시간·주 40시간인 법정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추가 단축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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