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 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외환보유액이 넉 달 만에 감소했다. 대미투자를 위해 보유한 외화자산을 활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05억 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7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6월(+3억 7000만 달러), 7월(+5억 9000만 달러)에 이어 8월(+143억 3000만 달러)에는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는데 지난달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8월 외환보유액 잔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2022년 5월 이후 4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한미 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 및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첫 대미투자금 24억 달러(약 3조 2600억 원)를 한은과 외국환평형기금이 보유한 외화자산으로 마련해 최근 미국에 송금했다. 두 기관이 합쳐 24억 달러를 한미전략투자공사의 기금에 맡기고, 기금이 미국 측 투자목적법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이 자금은 대미투자 1호 사업인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된다.
8월 대비 9월 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점도 외환 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로화나 엔화, 파운드화 등으로 보유한 자산의 미 달러 환산 금액이 감소한 것이다.
자산별로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이 10억 5000만 달러 줄어든 3860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예치금은 3억 5000만 달러 줄어 299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예치금은 은행들이 한은에 맡긴 외화자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54억 8000만 달러로 2억 9000만 달러 줄었다. 금은 47억 9000만 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한은은 13년 만에 현물 금 매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르면 올 연말쯤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은은 2000년부터 공개해온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를 지난달부터 발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의 경제통계시스템(ECOS)를 통해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