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 의 판매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글로벌 판매가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3분기 기준 최다치를 경신했다. 미국에서는 월간 최다 판매, 영국에서는 올해 누적 판매 2위, 국내에서는 완성차 브랜드 최초의 연간 전기차 10만 대 돌파 기록을 잇달아 세웠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차가 성장의 양대 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3분기(7~9월) 국내 14만 522대, 해외 70만 3494대, 특수 2748대 등 총 84만 6764대를 판매했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3분기(78만 5137대)보다 7.8% 늘어난 규모다. 국내 판매는 2.2%, 해외 판매는 8.9%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15만 346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셀토스(10만 9256대)와 쏘렌토(5만 6928대)가 뒤를 이었다.
상반기에 이미 역대 최대인 163만 988대를 판매한 데 이어 3분기 기록까지 더해졌다. 이에 따라 1~3분기 누적 판매는 247만 7752대로 전년 동기(237만 2673대) 대비 4.4% 늘었다. 기아는 올해 2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전년보다 많은 차를 파는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9월 글로벌 판매도 28만 1984대로 5.1% 증가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인 33조 37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美서 월간 최다…하이브리드 66% 급증
해외 성장세는 미국이 이끌었다. 기아는 8월 미국에서 전년 대비 0.9% 증가한 8만 3793대를 판매해 미국 진출 이후 월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1~8월 누적 판매량도 59만 377대로 3%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포티지(1만 8723대)와 K4(1만 2881대), 텔루라이드(1만 2693대)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셀토스(9214대)와 카니발(7389대)은 전년 대비 각각 65.3%, 13.3% 늘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2만 4948대로 65.7%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달 현대차(005380) (제네시스 포함)의 미국 판매는 9만 4612대로 1.9% 줄어 기아와 대조를 이뤘다.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17만 8405대)도 0.6% 감소해 4개월 만에 뒷걸음질쳤다. 다만 양사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5만 57대로 47.7% 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 부사장은 “텔루라이드의 판매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순수 전기차 EV3가 본격 출시됨에 따라 이러한 성장 동력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서 BMW·아우디 제치고 판매 2위
기아는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영국에서도 폭스바겐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8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7만 6850대를 판매해 폭스바겐(11만 1830대)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기아는 아시아 브랜드로 유일하게 ‘톱 5’에 들었으며, BMW(3위·7만 6074대)와 아우디(4위·7만 1904대), 포드(5위·7만 1050대)를 제쳤다.
기아는 2022년 영국 시장에서 10만 191대를 판매한 데 이어 2023년 10만 7765대, 2024년 11만 2252대, 2025년 11만 3436대로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며 4년 연속 연간 10만 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도 현재 판매 기조가 유지된다면 5년 연속 10만 대를 어렵지 않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랜드로버 등 브랜드가 탄생한 자동차의 본고장이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에 따르면 영국의 올해 1∼8월 자동차 판매량은 138만 8736대로,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점유율은 15.1%를 차지했다. 독일(196만 5024대·21.4%)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영국에서 기아의 약진은 스포티지가 이끌고 있다. 스포티지는 올해 영국에서 3만 564대가 팔려 포드 푸마(3만 5968대)에 이어 차종별 판매량 2위에 올랐다. 기아의 영국 전체 판매량 중 스포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국내서 전기차 ‘10만 대 클럽’ 첫 입성
국내에서는 전기차가 기아의 새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기아의 올해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17일 기준 10만 11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5518대)보다 120% 급증했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를 통틀어 한국 시장에서 한 해 전기차 판매가 10만 대를 넘어선 것은 기아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기아 내수 판매(42만 426대)의 약 23.8%가 전기차로, 국내에서 팔린 기아차 4대 중 1대꼴이다.
EV3(2만 5903대)와 EV5(2만 3591대), PV5(2만 30대) 등 3개 차종이 2만 대 이상 팔렸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브랜드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다. 기아는 2021년 EV6를 시작으로 EV3·EV4·EV5·EV9에 PV5까지 더해 전용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췄다. 업계에선 특정 모델에 기대지 않고 다양한 차급으로 수요에 대응한 점을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4분기도 ‘전동화’ 앞세워 성장 이어간다
기아는 4분기에도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해외에서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동화 차량 수요에 맞춘 판매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남은 4분기에도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아는 6월 초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주력 SUV 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시작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에서는 PV7 등 신규 목적기반차량(PBV)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굳힐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