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자녀에게 더 좋은 제품을 사주려는 소비 성향이 맞물리면서 영유아용품 수요가 고가·고기능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분유와 기저귀는 물론 먹거리와 의류까지 품질과 기능을 앞세운 제품의 판매가 두드러지며 프리미엄 육아 소비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8월 산양분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2% 급증해 일반 분유 증가율(37.8%)의 세 배를 웃돌았다. 롯데마트의 프리미엄(산양) 분유 매출의 경우 2024년만 해도 17.1% 감소했지만 지난해 23.0% 증가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1~8월에는 34.9% 늘며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산양분유는 젖소의 우유 대신 산양유를 주원료로 사용한 프리미엄 분유로 일반 분유보다 가격대가 높다. 국내에서는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시그니처’,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플래티넘 산양’ 등이 대표적이다. 산양분유 시그니처의 가격은 800g 기준 5만 4900원으로 같은 회사의 동일 용량 제품인 ‘트루맘 뉴클래스’(3만 9800원)보다 약 40% 비싸다.
최근에는 매일유업이 생후 100일까지의 영아를 겨냥한 ‘앱솔루트 산양100’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도 세분화하고 있다. 산양분유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분유 시장 내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전체 분유 시장에서 산양분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10%에서 올해 13%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수요는 기저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1~8월 프리미엄 기저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2% 늘었다. 2024년과 2025년 역성장을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프리미엄 기저귀는 대나무 등 자연 유래 소재를 사용하거나 흡수력·통기성·착용감을 강화해 일반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로 판매된다.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영유아의 연령과 식습관에 맞춘 전용 먹거리 수요 역시 커지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8월까지 영유아 과자와 전용 조미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9%, 12.6% 증가했다. 과거에는 성인이 먹는 음식을 덜 짜고 덜 달게 조리해 아이에게 먹였다면 최근에는 아이의 월령과 영양 기준에 맞춰 개발된 별도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성향은 아이 옷을 고르는 데서도 나타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백화점 키즈 패션 상품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8월 신세계백화점의 키즈 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15.0%)과 현대백화점(20.9%)도 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유통업체들은 늘어나는 영유아용품 고객들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와 멤버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7일까지 기저귀·분유·유아식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베이비위크’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신세계·광주신세계·사우스시티·김해점·천안아산점 등에서 ‘키즈 멤버십’을 운영하며 아동 장르 구매 고객에게 최대 8% 리워드와 육아 관련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도 일부 점포에서 자녀를 둔 고객을 위한 ‘맘스클럽’을 H.Point 내 별도 고객 클럽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생아 수가 늘고 있지만 첫째 비중이 높은 만큼 한 아이에게 더 좋은 제품을 쓰려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며 “출생 직후에는 분유와 기저귀, 이후에는 원료와 성분을 따진 간식과 조미료, 의류까지 자녀의 성장 단계와 용도에 맞춰 가격보다 품질과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가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