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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수급 의심 어린이집 ‘불시 조사’…法 “증거인멸 우려 땐 적법”

05.10.2026 1분 읽기

보조금 부정수급으로 시설폐쇄 및 명단공표 처분을 받은 어린이집 관계자가 사전 서면통지 없이 조사가 이뤄졌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현장 구두통지만으로도 행정조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 부장판사)는 지난 8월 A씨 등 3명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어린이집 폐쇄처분 및 명단공표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남시청은 2024년 “하남 소재 어린이집에서 보육 중인 아이들이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에 등록돼 있다”는 민원을 접수해 이를 강동구청에 전달했다. 강동구청은 같은 해 10~11월 A씨 등이 운영·관리하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2022~2024년 보조금 부정수급 여부에 대한 행정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약 1억 1809만 원의 보조금 부정수급 사실이 확인됐다. 구청은 보육교직원 6명의 명의를 빌려 실제 근무한 것처럼 허위 등록하거나 아동을 허위 등록하고 출결을 사실과 다르게 처리한 사실 등을 적발했다. 아울러 보육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아동의 담임교사를 맡기고, 2023년 이후 청구서나 영수증 등 회계 증빙자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어린이집 운영기준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했다.

강동구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집 시설폐쇄와 보조금 환수, 원장 자격취소 등의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행정처분 내용과 어린이집 명칭, 대표자 등의 정보를 3년간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A씨 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구청이 행정조사에 앞서 사전통지를 하지 않아 조사 절차가 위법하고, 공표처분 역시 처분 사유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구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정조사를 실시할 경우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통지로 인해 증거인멸 등이 발생해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구두로 통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른 지역에서 제기된 민원으로 허위등록 의혹이 불거졌고, 어린이집 측이 허위 등록된 보육교직원에게 구청에서 연락이 오면 실제 근무했다고 말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사전에 조사 사실을 알릴 경우 관계자 회유 등으로 조사 목적 달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보육교직원 허위 등록과 아동 허위 등록·출결, 운영기준 위반 등 구청이 제시한 처분 사유도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처분 내용을 공표하기로 한 결정 역시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공표처분과 관련해 사전통지를 받고, 대리인을 통해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며 “형식적으로는 물론 실질적으로도 의견제출기간을 충분히 보장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분 자체로 인한 실질적 불이익이나 절차적 기회의 상실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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