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맑은 날이 이어지고 태풍도 비껴가면서 전국 강수량이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기온은 평년보다 높았지만 역대급 ‘가을 폭염’이 나타난 최근 3년보다는 선선했다.
3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26.4㎜였다. 평년(155.1㎜)의 17.0%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지난해 9월(228.8㎜)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이었다. 강수일수도 4.4일로 평년(9.3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상에 이동성고기압이 자리하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강수량이 이례적으로 적었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지난달 상대습도는 73%로 역대 5번째로 낮았다.
태풍이 북상하지 못한 점도 적은 강수량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북서태평양에서 총 26개의 태풍이 발생했지만 국내에 영향을 준 태풍은 5월 발생한 제6호 ‘장미’가 유일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3년간 반복되고 있다. 국내 영향 태풍 수는 2023년 1개, 2024년 2개, 지난해 0개였다.
기상청 분석 결과 전체 태풍 수나 발생 위치는 국내 영향 여부와 큰 연관성이 없었다. 다만 최근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태풍이 우리나라로 도달하기 어려운 조건이 형성됐다.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할수록 태풍은 중국이나 대만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틀게 하는 상층 기압골도 고기압에 가로막혔다.
기온은 평년을 웃돌았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1.7도로 평년(20.5도)보다 1.2도 높았다. 2020년대 들어 6년 연속 평년보다 따뜻한 9월이 이어졌다. 8월 하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이 9월 초까지 머무르면서 기온을 끌어올린 탓이다. 특히 21~24일에는 최고기온이 크게 올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상고온이 발생했다.
다만 9월 평균기온 1~3위를 나란히 기록한 2023~2025년보다는 선선했다. 올해는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온 데다 북태평양고기압도 비교적 빠르게 남동쪽으로 물러났다. 또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평년보다 억제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졌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는 9월 상순 중반부터 찬 공기가 유입되며 급격한 기온 변화가 나타나고 강수량이 이례적으로 매우 적었다”며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이상기후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