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이 바이러스유사입자(VLP) 생산 기술을 앞세워 노로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 주자인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이 유효성 입증 난항으로 주춤한 사이 VLP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후발 주자들이 특허와 임상에 속도를 내며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USPTO)은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 인테라의 ‘다중 노로바이러스 백신용 재조합 발현 벡터 및 제조방법’ 특허 출원을 공개했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 감염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이번 출원의 핵심은 노로바이러스 백신에 쓰이는 VLP 항원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다. VLP는 바이러스 껍질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조립해 만든 입자로, 실제 바이러스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유전 물질이 없어 감염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백신 항원으로 활용된다.
인테라는 항원 단백질을 대장균에 넣어 대량 생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대장균은 단백질을 빠르게 많이 만들 수 있고, 배양과 생산 공정도 비교적 단순해 백신 원료를 대량 생산하는 데 활용하기 좋다. 문제는 노로바이러스 일부 항원 단백질을 대장균에서 생산할 경우 단백질이 물에 잘 녹지 않고 서로 뭉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항원 단백질이 뭉치면 VLP를 만드는 데 필요한 형태로 제대로 조립하기 어렵다. 이에 인테라는 항원 단백질의 발현을 돕는 단백질 조각인 RID를 변형한 ‘변이 RID’를 활용해 불용성 단백질 발생을 줄여 VLP가 안정적으로 형성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특허는 인테라가 개발 중인 3가(3개 유전형) 노로바이러스 VLP 백신 후보물질 ‘INT-101’의 항원 단백질 생산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지난 8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 1상 첫 투여가 시작됐다.
VLP 등 대안 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은 노로바이러스의 높은 유전적 다양성과 실제 감염 사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mRNA 백신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올해 7월 31일 노로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mRNA-1403’의 3상 임상시험 중간분석에서 조기 성공 기준인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지만 상용화된 백신이 없는 만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약 6억 8500만 건의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