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드라마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콘텐츠 산업이 블록체인의 다음 성장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 등 금융을 중심으로 확산한 블록체인 기술이 문화·엔터테인먼트·게임 등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셉 루빈 이더리움 공동창립자는 3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다음 영역은 소셜·문화·엔터테인먼트·게임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K-에브리싱(K-everything)’을 블록체인 위로 가져오는 데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컬처와 K드라마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한 한국에서 블록체인 기반 SNS와 게임, 예측시장 등 비금융 서비스가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록체인 산업은 최근 금융을 중심으로 제도권과 접점을 넓혀왔다. 주식·채권 같은 전통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하거나 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정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루빈 공동창립자는 이런 흐름이 금융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고 게임을 즐기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탈릭 부테린과 이더리움을 공동 창립한 루빈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 컨센시스를 이끌고 있다. 컨센시스가 개발한 메타마스크는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가상화폐 지갑이다. 이용자는 메타마스크를 통해 가상화폐를 직접 보관하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루빈 공동창립자는 메타마스크가 약 190개국에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마스크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갑이다.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기관 참여가 늘어난 점을 변화로 꼽았다. 루빈 공동창립자는 “과거에는 행사장에서 정장을 입은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비즈니스 관계자들로 가득 찬 큰 행사장이 많다”고 말했다. 컨센시스와 메타마스크도 국내 금융기관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는 “당장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은 없지만, 한국인과 한국어 구사 인력을 두고 국내 커뮤니티와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금융기관의 핵심 블록체인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스테이블코인과 RWA, 탈중앙화금융(DeFi) 등에서 이더리움이 가장 앞서 있다고 자평했다. 사용량과 유동성 등을 근거로 “뚜렷한 2위가 없다”며 이더리움의 독보적인 우위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