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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재생에너지 52GW 더 수용…“전력망 부하 조절이 관건”

30.09.2026 1분 읽기

호남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차리려는 사업자들은 2024년 6월 이후 기약 없는 대기만 하고 있었다. 이미 지역 전력망이 포화에 이르러 더 이상 발전소를 연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부가 허수 사업자를 정비해 일부 접속을 허용해줬지만 대부분 ‘계통 보강’이라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전력망이라는 병목을 해소하지 않고는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시대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배경이다.

문제는 전력망을 새로 깔고 싶어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너무 커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력망 지연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의 최대 걸림돌이 된 셈이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전력망 혁신 대책’의 핵심은 송전망 접속 방식을 유연하게 바꿔 재생에너지 연결을 늘리는 것이다. 원전이나 석탄 발전소와 달리 태양광 발전소는 연중 효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도 설비 용량의 70~80%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평균적인 이용률은 10% 중반에 그친다. 기존 제도대로 정격 용량을 기준으로 삼으면 실제 전력망에는 접속 여유가 있는데도 신규 발전소를 더 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구조다.

이에 정부는 배전망 용량이 가득 찼더라도 신규 태양광 발전소 접속을 허가하기로 했다. 다만 망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실제 발전량이 정격 용량에 달하면 출력제어를 강제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배전선로의 최대 접속 용량을 현재 14㎿(메가와트)에서 16㎿로, 변압기의 최대 접속 용량은 50㎿에서 60㎿로 일괄 상향하는 방식이다.

또 발전소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돼 스스로 특정 출력 이상 전기를 공급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면 정격 용량과 무관하게 접속을 허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송전망으로 전기를 보내는 대형 발전소와 달리 태양광 발전소는 배전망에 연결돼 계통에 더 부담을 주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변전소와 전력망에 연계하는 ESS 구축 계획을 별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망 알박기라는 비판을 받는 허수 사업자의 접속권도 최대한 조정한다. 특히 이번에는 사업 추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해상풍력 사업자들의 접속권이 집중 타깃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호남권 해상풍력 발전 사업자들이 2030년까지 약 15.8GW의 접속권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3GW 정도만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2030년대 이후 접속할 사업자들은 추후 보강되는 계통을 활용하고 약 10GW의 접속권은 당장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에 나눠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31년 이후에는 재생에너지 특성상 각종 인허가 지연과 사업 불확실성으로 인허가 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67.2%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 접속권을 배분한다. 접속권을 실제 송전망 용량보다 일정 비율 오버부킹(overbooking)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전력망 접속권은 선착순으로 배분되고 있는데 고정가격 경쟁입찰에서 낙찰된 사업에는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방안도 대책에 담겼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2030년 기준 송전망의 수용량을 119GW에서 171GW로 52GW 확대한다는 것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구상이다. 특히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돼 2024년 6월 이후 중단됐던 호남과 충청 일부 지역의 신규 발전소 진입도 다음 달 1일부터 허용된다. 강원 지역의 접속 제한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망 준공 시점에 맞춰 내년 상반기께 풀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위해 계통 관리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존 전력망 운영 방식이 지나치게 경직적이었던 측면이 있었다”며 “이미 출력제어 제도가 잘 자리 잡았기 때문에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다만 이렇게 하면 전력 수급을 관리하는 전력거래소와 배전망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해 효율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재원을 투입하고 관리 인력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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