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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드는 농심, 탐내는 금고’ 농협, 25조 통합금고 노리지만…농민 피눈물 외면

28.09.2026 1분 읽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25조 원 규모 금고지기 자리를 두고 NH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농협의 주 고객층인 고령 농민들은 수천억 원대의 금융사기 피해에 신음하고 있어 금융기관으로서 ‘농협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평생 모은 재산 ‘순식간에 꿀꺽’…속수무책인 농민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농·축협 계좌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및 투자사기 피해액은 무려 3220억 원에 달했다. 피해 건수도 1만 2339건에 이른다.

피해 규모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2년 130억 원이었던 피해액은 2025년 1799억 원으로 13배 이상 급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433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피해 구제는 요원한 실정이다. 같은 기간 피해액 대비 환급률은 평균 10%대에 불과했다. 특히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환급률은 오히려 낮아져 2025년과 2026년 상반기에는 각각 약 11%에 그쳤다. 평생 농사지어 모은 재산을 하루아침에 잃은 농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5년간 약 1475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전체 피해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갈수록 지능화되는 금융사기 수법 앞에 농협의 대응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금주 의원은 “농협은 전국 농촌지역과 고령층이 가장 가까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며 “FDS의 탐지 정확도와 차단 역량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예방교육과 현장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고 유치’ 선정 절차 돌입…최대 변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NH농협은행은 광주은행과 등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차기 시금고 선정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남광주시의 연간 재정 규모는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약 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금고 선정의 최대 변수는 ‘영업망 평가’다. 특히 지역농협 점포를 NH농협은행의 영업망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당락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단순 점포 수만 보면 광주은행(103곳)이 NH농협은행(93곳)에 앞서지만, 전남광주지역에 580곳에 달하는 지역농협 점포를 포함하면 상황은 완전히 역전된다.

광주은행은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이 별개의 법인인 만큼 지역농협 점포를 포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지만, NH농협은행은 농어촌 주민들의 실질적인 금융 접근성을 평가하려면 지역농협 점포망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5조 원 금고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금고 선정 경쟁을 놓고 농협이 수천억 원의 금융사기 피해로 고통받는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외형적인 성과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금고 선정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평가항목에 포함된 ‘금융기관 대내외적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27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통합시 금고 유치 노력과 함께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실질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달 1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지정 신청 공고’를 내고 차기 시금고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약정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 4년이다. 일반회계금고와 특별회계금고 등 복수금고 2곳을 공개경쟁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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