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농지 불법행위 신고포상금 예산을 올해보다 157배 넘게 늘린 것을 두고 농업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간 포상금 지급 건수가 연평균 7건에도 못 미치는 반면 내년에는 2000건 지급을 전제로 예산을 편성하면서다. 정부는 농지 전수조사 후속 대책으로 경미한 법 위반에 대해선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으나 신고 포상금은 크게 늘리면서 현장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 농지 불법 소유·임대·전용 등에 대한 신고 포상금 예산으로 11억 원을 편성했다. 포상금 10억 원에 운영비 1억 원을 더한 금액이다. 해당 예산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700만 원을 유지해왔으나 내년에는 157배가량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내년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로 2000건을 전제로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전국적인 농지 전수조사로 불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신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달 농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지 불법 임대 및 무상 사용 행위 신고가 포상금 지급 대상에 추가되고 포상금 지급 요건을 완화한 점 등도 반영됐다. 기존에는 검사의 공소제기 등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지급하도록 했다. 1인당 연간 지급 상한도 15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상향했다.
문제는 정부의 추계가 과거 신고포상금 지급 실적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포상금 지급 건수는 총 33건으로 연평균 6.6건에 그친다. 내년에는 이보다 300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지급된 포상금 총액은 2710만 원, 연간 542만 원 수준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포상금 지급 액수도 22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31.4%를 집행했다. 현재 추세라면 농지 불법행위 신고 포상금은 2021~2025년에 이어 올해도 불용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신고포상금 확대는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후속조치로 내놓은 처분 유예 방침과 정면 충돌할 우려도 있다. 농지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은 처분명령 등 행정처분의 확정으로 지급하는 반면 정부는 관행적·경미한 법 위반에 대해서는 자진 정비 기회를 주고 처분을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행정처분을 전제로 한 신고포상금 지급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도 행정처분은 최소화하겠다는 대책이 맞물리면서 정책 간 엇박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급 실적도 없는 예산을 157배 늘린 것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대대적인 농지 전수조사로 농촌 현장이 살얼음판인 상황에서 막대한 포상금을 미끼로 이웃 간의 고발을 부추기는 것은 농촌 공동체의 신뢰만 무너뜨리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