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이 정부 기준보다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로 임직원에게 사내 주택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의 대출 한도는 정부 기준의 약 3배인 2억원에 달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 4곳이 정부 지침과 다른 조건으로 사내 주택자금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은 공공기관의 주택 구입·임차자금 대출 한도를 직원 1명당 7000만원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대출금리 역시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가계자금대출금리를 하한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적용되는 금리 기준은 4.34~4.64%다.
하지만 4개 기관의 사내 대출 한도는 8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으로 모두 기준을 넘어섰다. HUG의 주택구입자금 한도가 2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부동산원은 구입·임차자금 모두 1억4000만원이었다. JDC는 구입자금 1억2000만원, 임차자금 8000만원이었으며 LH는 임차자금에 한해 9000만원까지 대출해줬다.
금리에서도 정부 기준을 지키지 않은 기관이 확인됐다. LH의 임차자금 대출금리는 연 3.28%, HUG는 2.50%, 한국부동산원은 구입·임차자금 모두 2.20%였다. 정부 기준이 4%대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2%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JDC만 4.64%를 적용해 금리 기준을 충족했다.
국토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이들 4개 기관이 집행한 사내 주택자금 대출 규모는 총 693억8600만원이다. 기관별로는 LH가 447억5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HUG 123억4200만원, 한국부동산원 111억6200만원, JDC 11억2600만원 순이었다.
올해 1~8월에만 총 80억1700만원이 집행됐다. LH가 임차자금으로 36억2500만원을 빌려줬고 한국부동산원은 구입·임차자금으로 21억5000만원, HUG는 21억700만원을 집행했다. JDC의 구입자금 대출액은 1억3500만원이었다.
국토부는 각 기관이 노사협의를 거쳐 사내 대출 제도를 정부 기준에 맞게 손질하도록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공공기관에서 조속히 노사협의를 통해 정부지침에 맞게 주택자금 대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각 기관은 정부 지침에 맞지 않는 대출 내규를 즉각 개정하고 국토부는 산하기관에 대한 사내 주택자금 대출 실태를 전수조사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