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시작한 뒤 13㎏을 감량했다는 개그우먼 이은형의 경험이 단순한 ‘다이어트 성공담’만은 아닐 수 있다. 축구가 유산소 운동과 고강도 인터벌, 근력운동의 특성을 동시에 갖춰 체중 관리뿐 아니라 심폐 건강과 근골격계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축구는 ‘근골격계+대사+심혈관’ 건강 개선시켜”
25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성인은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루 30분씩 주 5일 정도다.
덴마크 연구진과 덴마크축구협회가 20년 넘게 축적된 연구를 종합해 내놓은 백서에서는 생활체육 축구의 운동 효과에 주목했다.
연구에 참여한 피터 크루스트럽 교수는 축구가 “지구력 운동과 고강도 인터벌 운동, 근력운동 등 세 가지 운동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트레이닝’의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근골격계와 대사 건강, 심혈관 건강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일주일에 두 차례, 한 번에 1시간씩 축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유산소 체력과 심장 건강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0년 국제학술지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의학과 과학’에 실린 고찰에서도 소규모 축구 경기 중 평균 심박수가 최대심박수의 80~85%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들이 소개됐다. 달리기와 전력질주, 방향 전환 등을 반복하면서 심폐 능력과 근육·뼈에 동시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축구 시작하고 13㎏ 빠져”…이은형·강재준도 몸 관리
실제로 축구를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는 사례도 있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기유TV’에는 개그맨 강재준·이은형 부부가 임신을 준비하면서 체력과 체중을 관리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강재준은 당시를 떠올리며 “체중을 80㎏ 초반까지 감량했고 러닝 등을 하니 체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은형에 대해서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촬영 당시 축구를 하면서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 13㎏이 빠졌다”고 밝혔다.
체중을 줄이면서 근육을 유지하는 데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2년 ‘응용생리학저널’에 발표된 무작위 연구에서는 좌식 생활을 하는 과체중·비만 성인 119명을 대상으로 8개월간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두 운동을 병행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산소 운동 그룹과 유산소·근력운동 병행 그룹은 근력운동만 한 그룹보다 체중과 체지방량이 더 많이 줄었다. 반면 근력운동이 포함된 그룹은 유산소 운동만 한 그룹보다 제지방량 증가 폭이 컸다. 체중 감량뿐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신체 구성을 관리하는 데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결과다.
축구선수 사망률 16% 낮았다…7620명 추적해보니
축구와 수명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연구진은 20세기 잉글랜드 풋볼리그에서 활동한 남성 프로축구 선수 7620명의 사망 자료를 같은 연령대의 잉글랜드 남성과 비교했다.
1963년부터 2022년까지 추적한 결과 선수 7620명 가운데 3571명이 사망했다. 같은 연령과 시기의 일반 남성 사망률을 적용하면 예상 사망자는 4242명이었다. 표준화사망비(SMR)는 0.84로, 축구선수의 사망률이 비교 대상보다 약 16% 낮았다.
2015년 핀란드의 전직 남성 엘리트 선수들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이들의 기대수명은 젊은 시절부터 건강했던 일반 남성보다 5~6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축구 자체가 수명을 늘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프로선수는 애초에 건강한 사람이 선발됐을 가능성이 있고 흡연율이나 비만율, 의료 접근성 등에서도 일반 인구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잉글랜드 연구에서는 80~89세 선수의 사망률이 일반 인구보다 다소 높았고, 다른 연구에서는 축구선수의 전체 사망률은 낮지만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높게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