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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천만이요?…에이 입방정 떨다가 괜히…”

24.09.2026 1분 읽기

‘왕의 남자’부터 ‘왕사남’까지 천만 영화 5편

누적관객 1억6900명으로 국내 배우 1위

‘암살자(들)’로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 노려

“어휴, 정말 왜 그러세요.”

지난 11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암살자(들)’ 인터뷰 현장. 기자가 던진 질문에 배우 유해진이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암살자(들)’까지 천만 하면, 올해 ‘쌍천만 배우’가 되는 거 아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어휴, 괜히 입방정 떨다가, 에휴 아니에요”라고 난색을 표한 겁니다.

올해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1692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2위에 오른 데다 ‘암살자(들)’도 추석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미리 ‘천만 소감’을 물었습니다. 개봉도 안 했기에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유해진의 막강한 티켓 파워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습니다. 그는 ‘왕의 남자’(1230만 명)를 시작으로, ‘베테랑’(1341만 명), ‘택시운전사’(1219만 명), ‘파묘’(1191만 명), ‘왕과 사는 남자’(1692만 명)까지 총 천만 영화 5편에 출연했으며, 그가 출연한 작품의 누적 관객 수는 무려 1억6900명으로 국내 배우로는 단연 1위입니다.

영화에서 유해진은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경감) 철구 역을 맡았습니다. 아내와 자식이 있는 성실한 경찰인 그는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현장에 있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보여줬던 철구 가족의 단란함은 이 역사적 현장에 파견되면서 서서히 균열이 일어납니다.

‘택시 운전사’를 비롯해 ‘왕과 사는 남자’ 등 다수의 작품에서 그는 진실을 좇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번에도 유해진은 진실을 좇습니다.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바뀐 경호 지침으로 인해 누명을 쓰고 파면당한 동료들을 위해서입니다. 유해진은 왜 진실을 좇는 이야기에 끌릴까요?

“진실 좇는 것은 배우로서 늘 하고싶은 이야기”

‘암살자(들)’서 대의명분 아닌 가족·동료 위해

진실에 다가가는 형사 역으로 커다란 공감

유해진은 답했습니다.

“글쎄요. 진실을 좇는 것은 항상 배우로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아요. 이런 작품에 제가 매력을 느끼고 선택한다는 것은, 제가 가진 직업 안에서 진실을 표현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대답을 들으니 영화 속 철구가 떠오릅니다. 갑자기 바뀐 경호 지침을 둘러싼 의심스러운 정황을 비밀리에 알려주는 현장감식반장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한테 왜 그 이야기를 해줘요? 전 몰라요. 아 정말 왜 이래.”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형사적 직감으로 알아챘지만 알면 다친다는 것도 또한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눈 감고 싶어했던 철구. 이처럼 애써 진실을 외면하던 그에게 심리적 변화가 찾아옵니다. 바로 자신과 동료가 영문도 모른 채 파면당했고, 어쩌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던 것입니다.

이 지점부터 유해진 연기의 진가가 발휘됩니다. 거창한 대의명분이 아니라 가장으로서 내 가족을 지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유해진은 평범했던 경찰 공무원이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나라의 녹을 먹던 사람이 진실을 추적하지만 권력의 폭력을 겪게 되면서 절망한다”며 “그런데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에서는 ‘역사책을 찢고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에서만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택시 운전사’ ‘소주전쟁’ ‘올빼미’ 그리고 ‘암살자(들)’ 등 시대극에서도 그는 마치 그 시대에서 툭 튀어나온 캐릭터 그대로였습니다.

“시대극 ‘찰떡 맞춤’ 비결은 외모…너무 편해”

비결을 묻자 “외모다. 아주 간단하다”고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사실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거 할 때는 고민 크게 안 해요. 의상이나 분장이나 ‘아무렇게나 가져오라’고 해요. 오히려 현대극이 어렵죠.”(웃음)

그럼에도 이번 작품은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다고 합니다.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이라는 역사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인데요. 미스터리 추적극에 맞게 상상력이 더해진 까닭에 자칫 음모론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는 캐릭터의 밀도가 높았던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각자의 위치에서 사건에 다가가서 무엇이 진실이냐,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냐를 쫓아가면서 큐브처럼 맞춰가는 그런 느낌이 좋았다”며 “서로 정보를 나누면서 배후가 누구냐에 다가가는 부분이 밀도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의 상황도 전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이 사건을 다룬다고?”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더욱 꼼꼼하게 읽었다고 합니다.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읽었어요. 읽고 난 후 감독님에게 저의 느낌이나 그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즐겁게 읽은 부분,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 이런 것들을 감독님과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눴어요.”

시나리오 단계부터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기는 모습, 이래서 관객들은 유해진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의 작품을 선택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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