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부모님과 자녀·조카에게 줄 용돈을 챙기려는 현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정작 돈을 찾을 수 있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빠르게 줄고 있다. 전국 은행 ATM은 3년 반 새 4600대 넘게 사라졌다. 은행권은 귀성길 휴게소 등에 이동점포를 배치해 명절에 몰리는 현금·신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올 6월 말 전국 은행 ATM은 2만4711대로 집계됐다. 2022년 말 2만9321대와 비교하면 4610대(15.7%)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불과 6개월 만에 636대가 추가로 줄었다.
은행별로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NH농협은행의 ATM은 2022년 말 5091대에서 올 6월 말 3981대로 21.8%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4849대에서 3829대로 21.0%, 우리은행은 3950대에서 3213대로 18.7% 감소했다. KB국민은행도 4563대에서 4105대로 10.0% 줄었다. 하나은행은 3527대에서 3483대로 1.3% 감소했다.
은행들이 ATM을 줄이는 것은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 확산으로 현금 이용이 감소한 데다 기기 운영·보안·유지보수 비용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영업점 통폐합이 이어지면서 점포에 함께 설치됐던 ATM이 사라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모바일뱅킹과 간편결제 확산으로 평상시 현금 사용은 줄고 있지만 명절을 앞두고는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현금 수요가 발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 10영업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된 화폐 순발행액은 약 4조4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15억 원(17.9%) 증가했다. 순발행액은 한은의 화폐 발행액에서 금융기관 등을 통해 돌아온 환수액을 뺀 금액이다.
명절에는 평소 모바일로 돈을 주고받던 사람들도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조카에게 직접 용돈을 건네기 위해 현금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ATM이 줄어드는 가운데 은행권이 명절마다 이동점포를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수요를 감안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를 전후해 12개 은행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요 교통 거점 등에서 입·출금이나 신권 교환이 가능한 이동점포 11곳을 운영한다.
연휴 첫날인 이날에도 귀성길 곳곳에서 이동점포를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부산 방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ATM과 신권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 하행선, NH농협은행은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에서 같은 시간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 부산 방향, 하나은행은 양재 만남의광장 휴게소 하행선에서 오후 5시까지 신권 교환 등을 지원한다.
지방에서도 일부 이동점포가 문을 연다. iM뱅크는 이날 동대구역과 서대구역에서, 경남은행은 진영휴게소 부산 방향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광주은행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영광 상사화 축제 행사장에서 신권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IBK기업은행과 전북은행 등 일부 이동점포는 23일 운영을 마친 만큼 이용 전 은행별 운영 여부와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연휴 중 일반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는 데다 이동점포별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운영시간도 다르다. 신권 역시 점포별로 준비된 물량이 소진되면 교환이 어려울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절 연휴에는 필요한 현금을 미리 준비하거나 이동점포 위치와 운영시간 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