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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안 가도 김치에 고추장 먹는다”…해외 식탁 파고든 ‘한국의 맛’

24.09.2026 1분 읽기

K푸드의 해외 확산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식당을 통해 김치와 불고기 등 전통 한식을 알리고 라면과 만두 등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 고유의 맛을 현지 음식에 결합하는 형태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 월마트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는 ‘불닭 맥앤치즈’ 2종을 올해 말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처도 다른 유통 채널로 넓힐 예정이다. 올여름 선보인 불닭 맥앤치즈는 삼양식품이 현지 식품업체와 협업해 개발한 제품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식인 맥앤치즈에 불닭 소스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 외식업체들도 앞다퉈 불닭 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 판다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일부 지역에서 한정 판매했던 불닭 협업 메뉴 ‘다이너마이트 스위트 앤 사워 치킨’을 올해 3월 미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영국 외식 체인 와가마마도 지난 6월 불닭 소스를 활용한 ‘불닭 파이어 윙스’ 등을 출시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소스류 수출액은 2억 8689만 달러(약 3876억 원)를 기록했는데, 불닭 소스가 포함된 기타 소스류의 수출액이 1억 6671만 달러로 전체 소스류 중 가장 많았다.

고추장도 해외 식품·외식업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샐러드 체인 저스트 샐러드는 지난 6월 여름 시즌 메뉴로 ‘고추장 치킨 마켓 플레이트’와 ‘고추장 치킨 랩’ 등을 출시했다. 영국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는 ‘코리안 스타일 스파이시 고추장 치킨 샌드위치’ 등을 선보였고, 영국 M&S(막스앤스펜서)는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섞은 ‘고추장 마요’를 내놨다. 맥도날드도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한 ‘고추장 버터 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아시아 13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로 글로벌 맛·영양 솔루션 기업 케리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나온 고추장 관련 신제품 수는 전년보다 120% 증가했다. 글로벌 식품·음료 시장조사업체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전 세계 고추장 관련 신제품의 47%가 한국 이외 국가에서 출시됐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고추장 수출액은 4601만 달러(약 62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김치 역시 반찬의 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현지 음식의 풍미를 높이는 재료로 쓰이고 있다. 대상 오푸드는 빵과 샌드위치, 비스킷 등에 발라 먹을 수 있는 ‘김치 페이스트’ 2종을 출시했다. 영국 피클·발효식품 브랜드 바다즈(Vadasz)는 김치를 활용한 ‘김치 케첩’을 판매하고 있다. 보드카 등에 김치를 섞은 ‘김치 블러디 메리(Kimchi Bloody Mary)’를 비롯해 김치 파스타, 김치 후무스 등 현지 음식에 김치를 접목한 레시피도 확산하고 있다.

‘코리안 스타일’ 자체를 하나의 맛으로 상품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펩시코의 글로벌 스낵 브랜드 도리토스와 레이즈는 각각 ‘코리안 스타일 BBQ’, ‘코리안 스타일 프라이드 치킨’ 맛 제품을 출시했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올해 1월 ‘K-쉑 프라이드 치킨 바이트’와 ‘K-쉑 스파이시 카라멜 쉐이크’를 새롭게 선보였다. 네슬레 식품 브랜드 매기 역시 지난 6월 ‘고추장 비프’ ‘김치 치킨’ ‘스파이시 치즈’ 등 한국의 맛에서 영감을 얻은 인스턴트 라면 3종을 내놨다.

식품업계는 K푸드의 글로벌화가 완제품 수출 중심에서 ‘맛의 수출’로 확장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 크게 높아진 한식 인지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의 ‘2025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한식 인지도는 68.6%로 전년보다 2.9%포인트 높아져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식 호감도와 향후 취식 의향 역시 각각 71.4%, 80.6%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K푸드의 해외 진출이 김치 등 한식 자체를 알리거나 한국에서 만든 완제품을 수출하는 데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고추장이나 불닭 소스 등 한국적인 맛을 현지 음식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가 한식당을 찾거나 한식을 구매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식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K푸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업체와의 협업이 확대될수록 K푸드가 한식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하나의 맛과 식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하의 킬링이슈’는 식품·패션·뷰티 업계의 주요 현안과 트렌드, 기업 전략, 시장 변화를 깊이 있게 전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관심 있는 독자들께도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구독하시면 최신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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