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농지전수조사와 관련해 제도 개선에 착수하기로 했다. 투기가 아닌 임대차 계약이나 휴경 등에 대해 강제처분을 유예해주고 자진정비를 유도해 불법 요인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번 정부 조치가 농어촌 땅값을 하락시킨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농지전수조사의 달라지는 내용과 쟁점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Q. 농지전수조사는 왜 시작됐나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하고 있는 농지전수조사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2월부터 시작됐다.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비농업인이 농지를 소유하거나 농지를 사놓고도 땅을 놀리는 사례들을 전수 조사해 투기 사례를 잡아내는 한편 우리나라 농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는 목적이다. 불법 임대차,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 법 위반 행위에 농지로 확정되면 강제 처분을 명령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 7월 말 종료된 기본조사에서 약 27%가 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Q. 나이가 들어 농사를 맡겼다면 법 위반인가
-당정이 21일 내놓은 ‘전수조사 추진방향’의 핵심은 투기와 농촌 관행을 구분하는 것이다. 만약 명백한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 자진 정비나 농지은행 위탁 방식으로 위반 상태를 해소하도록 한다. 고령에 따라 이웃 등에게 관행적으로 빌려준 땅은 농지은행에 임대위탁하면 처분의무 부과를 유예하고, 고령·상속 등에 따른 휴경지는 직접 복구하거나 관리권을 맡길 수 있다. 농지은행이 정비한 뒤 다른 농업인에게 임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농업계에서는 ‘관행’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Q.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정부는 기존 실경작자가 계속 농사짓도록 할 방침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기존 임대차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농지은행을 통해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임대차 관계로 전환해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별정비기간은 11월 15일까지 연장된다. 3년 이상 보유 농지는 기간 내 위탁하면 보완조사에서 제외한다.
Q. 문제가 되는 토지 임대사례는 어떤 경우인가
-명백한 투기는 반드시 잡아낸다는 게 정부의 기본 원칙이다. 가령 거짓 영농계획으로 취득한 뒤 무단 휴경·불법 임대하거나 농업법인이 부동산업에 이용한 경우 등은 투기성 위반으로 보고 처분한다. 농업진흥지역 내 야적장·야영장 같은 중대한 불법전용이 대표적인 원상회복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실제 사례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심층조사와 소유자 소명 등을 거쳐 판단한다.
Q. 농지은행이 헐값에 내 땅을 사가는 것 아닌가
-정부는 농지은행이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농지를 강제로 매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소유자가 희망할 경우에만 매입하며 임대·관리권 위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매입가격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정한다. 농식품부는 감정평가 과정에서 지가지수 변동 등이 반영되며 올해 농지은행 매입가격도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최근 농지 시세 하락이 매입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