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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높은 한국, 자살위기 어떻게 도울까…‘살리는 상담’의 기술

21.09.2026 1분 읽기

한국은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나라지만, 정작 자살에 대해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언론 보도에서조차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공적인 자리에서도 쉽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주제가 됐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4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8명을 크게 웃돈다. 문제를 직시하고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현실을 바꾸는 출발점인 이유다.

신간 ‘자살위기상담’은 이처럼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을 직접 만나는 상담자와 관련 전문가들을 위한 실무 지침서다. 자살은 인간의 행동 가운데서도 가장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 중 하나다. 삶을 지키려는 본능과 자기파괴적 충동이 충돌하는 극도의 갈등 속에서 나타나는 만큼 이를 이해하고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자살위기 내담자를 상담하는 일은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보람 있는 일이지만 상담자에게도 상당한 두려움과 부담을 안긴다. ‘내가 실수해 상황이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하나’, ‘내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은 때로 적극적인 개입을 어렵게 만든다. ‘자살위기상담’은 실제 상담 현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우선 상담자가 현장에 서기 전 갖춰야 할 기본기를 다룬다. 자살에 대한 심리·사회문화적 이해와 오해부터 상담자의 태도와 자기돌봄, 자살위험 평가와 심리검사 활용, 윤리·법적 문제와 사후 대응까지 폭넓게 짚는다. 수용전념치료(ACT)와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의 주요 개념과 기법을 자살위기개입에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책의 핵심은 ‘SOS-Link’ 모델이다. 안전(Safety) 단계에서는 내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위험을 평가해 안전계획을 세운다. 수용(Oriented Acceptance) 단계에서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마주하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마지막 삶의 의지(Survival) 단계에서는 자신에게 중요한 삶의 가치와 관계를 다시 발견하고 이에 전념하도록 이끈다. ‘Link’에는 이 과정을 거쳐 내담자를 다시 삶과 공동체에 연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집필에는 유영권 연세대 교수와 박정아 경남대 교수, 신수정 연세대 객원교수, 임수연 세명대 특임교수, 김민영 가천대 객원교수가 참여했다. 공군 병사 관리 간부 상담교육과 자살위기대응 상담사 양성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온 경험을 책에 녹였다. 상담자뿐 아니라 사회복지사와 교사, 의료인, 간호사 등 자살위기 현장에서 사람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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