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2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농지 처분과 이행강제금 부과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추석을 앞두고 농촌 민심이 심상찮자 서둘러 보완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으로 임대한 농지 소유자에 대해 농지 처분을 사실상 의무화한 게 기본 골격이다. 경자유전 원칙만 강조한 채 농촌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크다.
농촌에서는 고령화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경작을 맡기거나 상속으로 농지를 보유한 경우가 흔하다.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해 팔기도 쉽지 않은 탓에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7일 “충분한 설명과 홍보가 부족했다”며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농지를 강제 처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다. 뒤늦게 시장과의 소통에 나섰지만 이행강제금을 물 수 있다는 공포에 농지 가격이 폭락하는 등 농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정책도 보완·수정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7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를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했다. 올해 5월에는 올해 말까지로 정했는데 불과 넉 달 만에 손질한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은 한 달 만에 기조가 뒤집혔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도 재개 석 달 만에 완화됐다.
정부 정책에 문제점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미 발표된 정책을 사후 땜질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과 정책 신뢰도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정책이 발표되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월세가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정부는 정책 발표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부터 충분히 들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지금 부동산 규제 정책은 정부 2기 내각의 장관 후보자 대부분이 ‘투기꾼’으로 몰릴 만큼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수도권 주거 안정 등을 위해서는 땜질 보완이 아니라 규제 완화 등 전면적인 정책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