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가 듣지 않는 세균이 7년 새 5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에서는 23배 폭증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환자 수는 2018년 655명에서 2025년 3292명으로 약 5배 늘었다.
CRE는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로 감염 시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된다. 전체 CRE 신고 건수도 같은 기간 1만1954건에서 4만9053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층 집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2025년 전체 CRE 신고 건수 중 70세 이상이 3만4121건으로 69.6%를 차지했다. 요양병원 내 신고 건수는 2018년 524건에서 2025년 1만2045건으로 무려 23배 폭증했다. 지역별로는 인구 10만명당 신고율이 서울 134.75건으로 가장 높았고 인천(128.01건), 부산(103.59건), 경기(98.19건) 순이었다.
CRE 급증 배경에는 항생제 사용량 증가가 있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DID·인구 1000명당 1일 소비량)은 2018년 29.8에서 2021년 19.5까지 줄었다가 이후 반등해 2022년 25.7, 2023년 31.8, 2024년 33.6으로 치솟았다. 3년 새 72.3% 급증한 수치다.
CRE가 빠르게 확산하는 핵심 이유는 무증상 전파에 있다. CRE 감염은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며 의료진이나 보호자의 손, 병원 환경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됐어도 증상이 없는 보균자가 손 접촉만으로 다른 환자에게 옮길 수 있어 병원 안에서 조용히 퍼진다.
요양병원처럼 면역력이 약한 고령 환자가 밀집한 환경에서는 전파 속도가 더욱 빠르다. 내성 유전자가 세균 사이에서 플라스미드를 통해 옮겨붙는 특성도 의료기관 내 집단 유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항생제 사용량을 28.6 DID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2024년 수치와 비교해 14.9%를 감축해야 하는 셈이라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정부는 2024년부터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170곳으로 대상이 제한된다. 요양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ASP 시범사업은 2030년부터 본격화 예정이다.
한 의원은 현장 속도에 비해 정책 대응이 너무 늦다며 지역 단위에서 위험 지역을 선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당장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