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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물려받는데 세금 2억 넘어”…집 안 팔고 상속세 내는 법

19.09.2026 1분 읽기

서울에 시가 20억 원짜리 집 한 채와 예금 1억 원을 가진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인은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배우자가 법정상속지분만큼 재산을 받으면 예상 상속세는 약 1억 3600만 원이지만 자녀 2명만 재산을 나누면 약 2억 6400만 원으로 뛴다. 재산을 누구에게 얼마나 배분하느냐에 따라 세 부담이 1억 원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김도훈(사진)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전문위원은 “상속세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신고·납부기한 안에 세금을 낼 재원을 확보하는 것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라면 연부연납이나 종신보험, 유언대용신탁 등의 활용 방안을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0억까지 상속세 없다’ 예외도

일반적으로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경우 상속재산 10억 원까지는 상속세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이 없거나 상속액이 5억 원에 못 미쳐도 최소 5억 원의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초공제와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 대신 일괄공제 5억 원을 적용하면 총 10억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김 위원은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는 재산이 5억 원을 넘으면 법정상속지분 등을 한도로 배우자상속공제액도 늘어난다”며 “상속재산 규모와 실제 배분액에 따라 최대 30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공식이 모든 상속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혼 배우자는 배우자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다. 피상속인이 해외에서 거주한 비거주자라면 배우자상속공제와 일괄공제 없이 기초공제 2억 원만 적용된다. 1순위 상속인이 아닌 손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거나 상속재산에 합산되는 사전증여재산이 있는 경우에도 상속공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누느냐도 세 부담을 좌우한다.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시가 20억 원인 주택과 예금 1억 원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해보자. 배우자의 법정상속지분은 전체 재산의 7분의 3인 9억 원이다. 배우자가 이만큼을 실제로 상속받으면 배우자상속공제 9억 원과 일괄공제 5억 원을 적용받는다. 반면 자녀들만 재산을 받으면 배우자상속공제는 최소 공제액인 5억 원만 적용된다.

김 위원은 “배우자가 법정지분인 9억 원을 상속받으면 예상 상속세는 약 1억3600만 원이지만 모든 재산을 자녀 2명이 나눠 가지면 약 2억6400만 원으로 늘어난다”며 “재산 배분에 따라 세 부담이 1억 원 이상 차이 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금 부족하면 최장 10년 나눠 납부

문제는 상속재산 21억 원 중 현금성 자산인 예금은 1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예상 상속세가 1억 3600만~2억 6400만 원에 달해 보유한 예금만으로는 세금을 모두 낼 수 없다. 남은 배우자가 살고 있는 주택이라면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곧바로 처분하기도 어렵다.

이때 검토할 수 있는 제도가 연부연납이다. 상속세 납부세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담보를 제공하고 최장 10년에 걸쳐 세금을 나눠 낼 수 있다. 매회 내는 분할납부세액이 1000만 원을 넘도록 기간을 정해야 하며 2026년 연부연납 가산금 이자율은 연 3.1%다.

김 위원은 “상속주택에 남은 배우자가 계속 거주해야 하거나 거래가 잘되지 않는 주택일 수 있다”며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도 주택을 급하게 매각하기보다 연부연납을 활용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면 근저당권이 설정된다.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고 있다면 선순위 전세보증금 때문에 담보가치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산금 부담과 향후 주택가격 전망, 매각 가능성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보험료 누가 냈는지가 관건

상속 발생 전에 종신보험을 활용해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계약자와 보험수익자를 누구로 지정했는지뿐 아니라 누가 실제로 보험료를 부담했는지가 중요하다.

부모를 피보험자로 지정했더라도 보험료를 낸 계약자가 부모라면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돼 상속세가 부과된다. 계약자와 보험수익자를 자녀로 일치시키고 자녀가 자신의 자금으로 보험료를 부담했다면 보험금에 대한 상속세 없이 납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김 위원은 “계약자는 돈을 내는 사람이고 보험수익자는 보험금을 받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계약자와 수익자를 자녀로 해두더라도 형식만 갖춰서는 안 되고 실제로 자녀의 자금으로 보험료를 부담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언대용신탁도 상속세 납부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본인 명의 예금은 지급이 제한돼 상속인 간 분할 협의가 끝나기 전까지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협의가 길어지면 상속인은 다른 재산이 있는데도 당장 세금을 낼 현금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김 위원은 “상속세 신고기한인 6개월 안에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계속 늘어나 가족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자녀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설계해두면 이 같은 불이익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가 상속세 내면 2차 상속도 대비

당장의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배우자에게 재산을 집중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물려받은 재산은 향후 배우자 사망 때 다시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 1차 상속세는 줄어도 자녀가 부담할 2차 상속세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김 위원은 “1차 상속세와 2차 상속세를 합산해보면 배우자에게 재산을 집중하는 방식이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며 “두 차례의 상속을 함께 고려해 배우자와 자녀의 재산 배분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법정상속지분 한도만큼 재산을 받은 뒤 전체 상속세를 단독으로 부담하는 방법도 활용된다. 상속세에는 연대납세의무가 있어 상속인 한 명이 자신이 받은 재산의 범위 안에서 전체 상속세를 내더라도 다른 상속인에 대한 증여로 보지 않는다. 배우자가 세금을 부담한 만큼 향후 자녀에게 넘어갈 2차 상속재산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사망 전에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면 배우자나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증여해 상속재산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거액의 금융거래가 있었다면 상속인이 자금 흐름을 소명해야 할 가능성에 대비해 거래 원인을 가족에게 알려두는 것이 좋다. 가족 간 분쟁을 막기 위해 재산분할 방안도 미리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김 위원은 “상속이 발생하면 우선 부동산과 예금, 보험금 등 전체 재산을 파악하고 가족 간 협의를 거쳐 원활하게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며 “6개월이 길어 보이지만 각종 서류 준비와 협의, 실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상 상속세를 조기에 계산하고 납부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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