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육을 찾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우 소매가격이 2년 만에 20% 넘게 오른 가운데 대형마트의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은 올해 들어 30% 이상 증가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육류 소비에서도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7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 늘었다. 수입 돼지고기 매출 신장률은 2024년 18.8%, 지난해 12.4%에 이어 올해 30%대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산 돼지고기 매출 증가율은 12.6%에 그쳤다. 2024년 1.0%, 지난해 5.3%와 비교하면 국산 역시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수입산 증가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
올 1~8월 수입산 쇠고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해 국산 쇠고기(7.3%) 증가율을 웃돌았다. 2024년에는 국산 쇠고기 매출이 7.5% 늘어 수입산 증가율(1.0%)과 차이가 컸지만 지난해 수입산 증가율이 국산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격차가 확대됐다.
국산 육류 가격 상승이 수입육 수요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 7월 한우 소매가격은 500g당 2만 4245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2만 1130원보다 14.7% 올랐다. 2024년 7월 1만9285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5.7%에 달한다. 돼지고기도 지난해 7월 500g당 1만3575원에서 올해 1만4375원으로 5.9% 상승했다.
실제 롯데마트의 전체 돼지고기 매출 가운데 수입산 비중은 2024년 1~7월 13%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7%, 올해 29%까지 높아졌다. 불과 2년 만에 16%포인트 상승하며 두 배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국산 돼지고기 비중은 87%에서 71%로 떨어졌다.
수입 물량도 늘었다. 올 1~7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33만55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특히 냉동육은 30만5388톤으로 14.7% 늘어 냉장육 증가율(10.6%)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쇠고기 수입량도 30만4690톤으로 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냉동 쇠고기 수입은 24만8234톤으로 10.2% 늘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냉동육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육의 수급 여건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지난해 2.6%였던 미국산 쇠고기 관세는 올해 1월 1일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유럽에서는 현지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덴마크와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 들어오는 돼지고기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육류 가격 부담이 이어지는 한 수입산을 찾는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계뿐 아니라 식재료비 상승을 감당해야 하는 외식·급식업체에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냉동·포장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국산과 수입육의 품질 격차에 대한 인식이 줄었다”며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원산지만 보기보다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