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1월부터 가상화폐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후보자는 “투자자 대부분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이라며 “지금 출발하는 게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0년 국회는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하는 가상화폐의 양도 차익 및 대여 소득에 대해 20%의 세율을 매기도록 소득세법을 개정했다. 당시 2022년부터 시행되도록 명시했으나 제도 미비와 투자자의 반발 속에 여러 차례 미뤄졌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 기본 원칙은 지켜져야 마땅하다. 문제는 ‘코인’으로 불리는 가상화폐 과세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과세 기반과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코인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취득가액 기준이 모호하고 대여 소득에 대해서는 대여의 뜻조차 정의되지 않았다. 해외 가상화폐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에 대해서는 거래 자료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일본·영국 등과 달리 투자 손실을 반영해주는 ‘이월결손금 공제’ 제도가 허용되지 않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가령 2027년 1000만 원 손실을 보고 다음 해 1000만 원을 벌었다면 누적 투자 손익이 ‘0원’인데도 2028년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금융투자소득세와의 형평성 논란도 크다. 여야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 당시 연간 5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융투자소득에 금투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이후 2년 유예를 거쳐 결국 2024년 말 해당 법 조항을 폐지했다. 이 때문에 코인 과세가 해외로의 투자자 이탈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평과세 원칙을 구현하려는 정부의 고뇌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면밀한 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합리적 과세를 위해 제도 및 인프라부터 정교하게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1300만여 명에 이르는 투자자 보호 장치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 연내에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시행을 추가 유예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