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권과 초광역권을 함께 묶는 ‘5극 3특 문화 균형성장’이 추진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구조를 전환하고 문화를 통한 지역 균형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내용의 ‘제3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26~2030)’을 15일 발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3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은 지역을 보는 관점과 정책 추진 방향에서 기존 계획과 차별화했다. 이제까지의 개별 행정구역 단위의 지역문화 정책에서 벗어나 초광역(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및 강원·전북·제주 등 특별자치도)으로 통합되는 생활권·경제권에 부합하게 5극 3특 문화 균형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지역문화 정책이 아닌 지역이 주도해 계획을 세우고 중앙이 뒷받침하는 협약 체계도 새롭게 시도한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의 ‘문화판’이다.
이번 제3차 기본계획에서는 ‘문화가 있는 일상, 머물고 싶은 지역’을 비전으로, ‘참여와 협력’, ‘연결과 지속 성장’, ‘고유성과 다양성’을 가치로 제시하고, △기본이 튼튼한 지역문화생태계 조성 △협력형 체계 구축 및 문화자치 기반 확립 △생활권-초광역을 연결하는 문화 균형성장 △문화로 풍요로운 지역의 미래 창조 등 4대 추진 전략과 16개 핵심 추진 과제를 도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지역 주민의 ‘문화기본권’을 보장하고 지역문화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등 튼튼한 지역문화 생태계를 조성한다. 기초지자체가 ‘문화기본권 보장계획’을 수립하면, 중앙-광역-기초지자체가 다년도 정책 협약을 맺고 사업을 이행한다. 문체부는 지침 마련과 국비 지원을, 광역지자체는 계획에 대한 컨설팅과 재정 연계를, 기초지자체는 계획 수립과 사업 집행을 맡는다.
지역문화를 이끌 인재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지역문화기획자 등 현장에서 활동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지역 현장에 배치, 주민 문화수요를 파악하고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도록 한다. 예술인·강사·문화기획자의 경력을 인증하고 일거리를 연결하는 문화전문인력통합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한다.
예비·신진 예술인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는 공연·축제의 지역 예술인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문예회관이 지역 특화 공연의 창·제작 거점으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의 우수 작품은 전국 유통과 해외 진출로 이어지도록 후속 지원한다.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 여건도 함께 개선한다. 폐산업시설 등 지역의 유휴공간과 산업단지를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고, 주 1회로 확대한 ‘문화요일’과 우수한 공연·전시를 지역에 선보이는 ‘우리동네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경로를 확대한다. 현 ‘청년문화예술패스’는 2027년부터 ‘청년문화패스’로 지원 대상과 이용 분야를 확대해 청년의 문화향유 기회를 대폭 넓힌다.
중앙-광역-기초지자체 간의 역할을 명확히 재정립하고 협력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 채널을 복원해 나간다. 우선, 중앙-광역, 중앙-기초의 정책협의체를 정례화하고, 민관 협력 채널인 지역문화협력위원회의 내실 있는 운영과 ‘중앙 지역문화협력위원회’와 ‘광역 지역문화협력위원회’ 간 연계를 강화한다.
지역문화기관의 역량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지역문화 사업의 집행을 지원했던 지역문화진흥원이 지역문화 정책 개발, 데이터 축적, 지역문화기관 협력을 이끄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강화한다. 지역 문화재단 등에는 직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표준 운영 설명서 등을 제공해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문화 재정 기반도 다진다. 지역문화진흥기금의 조성을 늘리기 위해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는 ‘지역문화진흥법’ 제22조를 강행규정으로 개정하는 것을 검토한다. 지방이양사업과 지방소멸대응기금 문화사업을 내실화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의 협의도 이어간다.
생활문화정책의 관점을 향유를 넘어 ‘창조적 공동체 돌봄’으로 확장해 나간다. 사회복지기관과 협력해 수요를 발굴하고 전문 인력을 연결해 문화를 통한 지역사회 내 돌봄과 치유를 확대한다. 인구소멸, 생태 위기, 주민 갈등 등 지역 현안을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문화처방 프로젝트’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역어(사투리)와 소멸 위험 마을 문화, 비무장지대(DMZ)와 접경지역의 평화문화 등 지역의 고유한 문화 자산을 기록 및 보존하고 이를 공연·전시·축제 등 문화콘텐츠로 개발·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문화서비스 혁신도 추진한다.
다만 그럼에도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지역 주도 문화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권한 및 재정 이양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특히 지역에서의 문화정책 실행 능력 부족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는 복합적인 지역문화 육성이 필요할 것으로 문화계는 보고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역에 사람이 머무는 이유는 일자리와 주거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에 있다”며 “제3차 기본계획을 통해 어디에 살든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는 문화기본권을 보장하고, 지역이 스스로 문화를 만들고 키우는 힘을 갖출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