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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난 틈타 석화제품값 담합했나…경영진 무더기 신병확보 나선 檢

14.09.2026 1분 읽기

중동 전쟁으로 원료 수급이 불안해진 틈을 타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경영진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담합 규모가 십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경영진의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대형 화학 기업 대표이사인 김 모 씨와 장 모 전 대표 등 석유화학 업체 전·현직 임원 8명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6명은 현직, 2명은 전직 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번 주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PVC와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인상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나프타를 주원료로 하는 PVC는 건축 자재와 파이프, 전선 피복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가소제는 PVC의 유연성을 높이는 화학 첨가제다. 이들 제품 가격이 오르면 건설·제조 업계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은 해당 업체들이 원료 수급 불안을 이용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십수조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담합 규모는 검찰이 지금까지 수사한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최대 규모는 올 7월 검찰이 재판에 넘긴 약 14조 원 규모의 정유사 담합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달 5일 7개 업체 사무실과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이달 10일 김 대표와 장 전 대표, 또 다른 화학 기업 PVC·가소제 사업부장 등을 소환해 조사하며 수사를 경영진으로 확대했다. 주요 업체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만큼 앞으로는 가격 담합 과정에서 최고 경영진 등 윗선의 지시·승인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올 5월 이들 석유화학 업체의 가격 담합 정황을 포착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조사 대상은 PVC와 가소제·가성소다 등 3개 품목이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8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다음 달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진행하는 사실상 마지막 대형 담합 수사다. 검찰은 최근 1년간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식료품 가격 담합을 비롯해 한국전력 입찰 담합, 숙박 플랫폼의 거래상 지위 남용, 돈육 담합 등 민생과 밀접한 공정거래 사건을 집중 처리해왔다. 지난달에는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가 35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소재 가격 담합 사건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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