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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중앙亞 5개국이 함께 잇는 ‘산업 실크로드’

14.09.2026 1분 읽기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정상이 동시에 대한민국을 찾았다. 유라시아 대륙의 요충지인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양측 외교사를 통틀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원 무기화의 격랑 속에서 이들의 발걸음이 대한민국으로 향했다는 사실은 한·중앙아시아 협력이 단순한 우호 관계를 넘어 상호 미래 발전을 뒷받침할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글로벌 산업 경쟁은 개별 기업의 역량을 넘어 국가 간 ‘산업 공급망 생태계’의 연대 싸움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등 우리 첨단 전략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핵심 광물 확보와 탄탄한 제조 역량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중앙아시아는 리튬·우라늄·몰리브덴과 희토류 등 미래 산업의 핵심인 전략 광물이 대규모로 매장돼 있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寶庫)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제조 기술과 소재화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의 협력은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을 헤쳐나갈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국들이 앞다퉈 중앙아시아와의 전략적 연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 역시 이번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한·중앙아시아 산업장관회의’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로써 우리도 글로벌 첨단산업 패권 경쟁 속에서 중앙아시아와 핵심 광물 공급망과 미래 산업 협력을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공급망 불확실성을 함께 줄여나가는 동시에 민간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정부 차원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제 이러한 제도적 토대 위에서 첨단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할 핵심 광물 협력을 실질적인 프로젝트로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과거의 단순한 원료 확보나 채굴 수입 방식을 넘어 현지 기업과 고부가가치화까지 연계한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현지에 구축 중인 ‘희소금속센터’는 현지 자원 공급 기업과 국내 첨단 수요 기업을 이어주는 핵심 가교다. 정부는 희소금속센터를 바탕으로 공동 탐사부터 현지 제련·가공, 나아가 공동 투자에 이르는 단계별 협력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중앙아시아에 대규모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우리에게는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라는 호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수의 기업 간, 유관 기관 간 비즈니스 협력 양해각서(MOU)가 맺어졌다. 이번에 마련된 토대 위에서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역이 기업인 만큼 이번 협약들이 단순한 문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업 생산과 도입이라는 구체적인 사업 프로젝트로까지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부 역시 현장 애로 해소, 무역금융 지원 등 프로젝트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기업들이 활발히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 협력의 성과가 조속히 가시화되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다.

아울러 상호 호혜적인 협력의 축을 ‘산업 공급망 고도화’로도 넓혀가야 한다. 현재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자국 산업을 고도화하고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과거 완성차 수출이나 단발성 플랜트 건설 중심이던 협력 방식을 넘어 현지 부품 조달 생태계 구축과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 인프라 현대화까지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한국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술과 그동안 축적해온 스마트 제조 노하우를 중앙아시아 각국의 산업 다변화 정책과 결합한다면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의 미래 제조 거점으로 도약하고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아시아에는 ‘좋은 벗과 함께하면 반드시 뜻을 이룬다’는 격언이 있다. 과거 동서양의 문물을 잇던 실크로드가 번영의 길이었듯 오늘날의 협력은 첨단산업을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될 것이다. 산업 대전환의 시대, 중앙아시아 5개국은 우리 산업의 성장판을 넓히고 경제 안보를 지켜줄 중요한 벗이다. 정부는 이번에 출범한 ‘한·중앙아시아 산업장관회의’를 상설 협력 플랫폼으로 삼아 우리 기업들의 투자를 총력 지원하며 유라시아 대륙과 함께 도약하는 ‘산업 공급망 파트너십’의 새 길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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