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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도 두손 든 ‘난수표 세제’…1년 이상 답못한 질의만 230건

14.09.2026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가 난수표처럼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에 해석을 요청하고도 1년 이상 답변을 받지 못한 세법 질의가 2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등 부동산 관련 세법 질의는 올해 들어서만 2700건을 넘겨 지난해 전체 질의 합계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잡해진 부동산 세제가 납세자의 불안심리를 키우는 동시에 과세 당국의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양도세, 종부세, 상속·증여세 등 부동산 관련 3개 세목의 세법 해석 질의는 총 272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접수 건수인 2987건의 91.3%에 해당하며 2024년 한 해 접수 건수(2673건)는 이미 넘어섰다.

국세청은 납세자가 기업 활동이나 실생활에서 세법 적용을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공식 해석을 요청할 수 있는 ‘세법 해석 질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납세자가 서면이나 홈택스를 통해 질의하면 국세청이 관련 법령 등을 검토해 답변하는 방식이다.

세목별로 보면 올해도 양도세를 둘러싼 문의가 집중됐다. 7월까지 양도세 세법 해석 질의는 2262건으로 전체 부동산 관련 질의의 83%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양도세 질의 2365건의 95.6%에 달한다. 아직 5개월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종부세 관련 질의는 올해 7월까지 87건으로 지난해 연간 110건의 79.1%에 달했다. 2024년 연간 접수 건수인 83건은 이미 넘어섰다. 특히 이 통계에는 8월 종부세 개편안 발표 이후의 문의가 반영되지 않은 만큼 세 부담과 적용 여부를 확인하려는 납세자들의 질의가 하반기 들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부동산 세제가 잇따라 크게 바뀐 점이 질의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재개한 데 이어 8월 세제개편안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제 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정책 방향이 반복적으로 바뀌며 납세자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질의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질의가 늘면서 국세청이 답변하지 못한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3개 세목의 세법 해석 질의 가운데 미회신 건수는 2024년 1062건에서 지난해 1194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7월 말에는 1578건까지 불어났다.

장기간 답변을 받지 못한 사례도 크게 늘었다. 질의 접수 후 365일이 지나도록 답변을 받지 못한 건수는 지난해 100건에서 올해 7월 230건으로 2.3배 증가했다. 90일과 180일이 경과한 미회신 건수도 각각 369건·372건이었다. 평균 처리 기간은 114.5일로 석 달을 훌쩍 넘었고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766일에 달했다.

부동산 거래는 세금 규모가 큰 데다 양도 시점과 보유·거주 기간, 주택 수 등에 따라 과세 여부와 세액이 크게 달라진다. 세법 해석이 늦어질수록 주택 매각이나 증여 등 납세자의 주요 의사결정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 경과규정을 두면서 2~3년간 적용 내용이 매년 달라지게 했는데 세무사조차 어느 시점에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부동산 세제를 보다 단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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