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외식 배달 시장에 진출한다. 장보기와 생필품, 처방약에 이어 음식 주문까지 자사 앱으로 확대하면서 도어대시·우버이츠 등 배달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게 됐다.
야간이나 주말 배송이 규제로 막혀 연속적인 배송 서비스가 제한되는 국내 대형마트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점점 커지는 퀵커머스 등 즉시배송 수요에 대응해 자체 플랫폼 대신 배달앱 입점을 택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10일(현지시간) 피자 프랜차이즈 파파존스와 손잡고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월마트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주문하면 30분 이내에 음식을 받는다. 음식만 단독으로 주문하거나 장바구니에 담은 다른 상품과 함께 받을 수도 있다.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 수천 개 파파존스 매장으로 확대된다.
배달은 월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 계약 기사망 ‘스파크’ 드라이버가 맡는다. 주문 접수와 수수료 설계, 기사 배차를 모두 월마트가 담당한다. 앞서 제휴한 서브웨이·던킨은 월마트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였지만 파파존스는 외부 브랜드다. 월마트가 외식 업체를 자사 플랫폼의 판매자로 편입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렉 캐시 월마트 전자상거래 부문 수석부사장은 “레스토랑 선택지를 넓혀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가 직접 퀵커머스 플랫폼 역할을 할 경우 외부 음식뿐 아니라 월마트 상품 매출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에 따르면 현재 월마트의 레스토랑 주문 65%에는 월마트 상품이 함께 담긴다. 월마트는 처방약과 냉장 보관 의약품도 당일 배송 품목에 포함했다.
월마트가 주문·배송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기반은 점포와 배송망이다. 미국 인구의 90%가 월마트 4600여 개 점포에서 반경 10마일(약 16㎞) 이내에 거주한다. 각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한편 자체 기사망을 다른 소매업체에 빌려주는 ‘고로컬’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마트와는 다른 환경이다. 국내 대형마트는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 점포를 거점으로 한 새벽배송이 불가능하고 한 달에 두 번은 배송 자체가 중단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에 307개의 대형마트가 있지만 규제에 따라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도심 물류센터 기능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자체 앱과 기사망 대신 외부 배달 플랫폼에 입점하는 형태로 늘어나는 즉시 배송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운영되는 플랫폼과 경쟁하려면 배송도 24시간 이뤄져야 하는데 그 전제가 법으로 막혀 있다”며 “기존 배달앱에 입점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