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가 생각하는 적정 데이트 비용 분담 비율은 ‘반반’이 아닌 남성이 6, 여성이 4 정도 부담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다. 한 번의 데이트에 쓰는 비용은 평균 11만5000원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6만원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25~39세 미혼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데이트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용 분담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80%이며 표본오차는 ±2.85%포인트다.
조사 결과 1회 데이트에 드는 평균 비용은 11만5000원이었다. 남성은 평균 14만5800원, 여성은 8만4000원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한 번의 데이트에 약 6만1800원을 더 쓰는 셈이다.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비용 분담 비율은 남성 5.96, 여성 4.04로 나타났다. 10점을 기준으로 남녀가 각각 어느 정도를 부담하는 것이 적절한지 물은 결과로, 전체적으로는 약 6대 4 수준의 분담이 적절하다는 인식이 우세했다.
“한쪽이 너무 적게 내서”…데이트 비용 갈등 17.8%
데이트 비용 때문에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17.8%였다. ‘없다’는 응답은 55.7%, ‘연애 경험이 없거나 해당 없음’은 26.5%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19.7%, 여성의 15.9%가 데이트 비용 문제로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둘 중 한 사람이 비용을 너무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아서’였다. 이 응답은 3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비 성향이나 선호하는 데이트 코스에 대한 가치관 차이’가 34.4%, ‘수입 차이가 있음에도 무조건 반반씩 분담하려 해서’가 18.9%로 뒤를 이었다. ‘데이트 통장 개설·운영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는 7.8%, 기타는 1.1%였다.
남녀가 갈등을 느끼는 지점에는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소비 성향이나 선호하는 데이트 코스에 대한 가치관 차이’를 꼽은 비율이 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쪽이 비용을 너무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아서’가 36%였다.
여성은 반대였다. ‘한쪽이 비용을 너무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고, ‘수입 차이가 있음에도 무조건 반반씩 분담하려 해서’가 30%로 뒤를 이었다.
美 Z세대는 27만원 넘게…日 여성 67.8%는 ‘반반’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인식 변화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높은 생활비와 데이트 비용 부담이 젊은 세대의 연애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Z세대는 첫 데이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BMO파이낸셜그룹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평균 데이트 비용은 교통비와 외출 준비 비용 등을 포함해 200달러(한화 약 27만원)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비용 부담에 두 번째나 세 번째 만남에서도 각자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고급 레스토랑 대신 공원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산책하는 등 비용이 적게 드는 데이트를 택하는 청년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여성들이 데이트 비용을 공평하게 나누기를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일본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가 올해 2월 공개한 ‘연애·결혼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첫 데이트에서 ‘반반’을 선택한 여성은 67.8%로 가장 많았다. 조사에서 말하는 지불에는 식사비와 카페 이용료, 숙박비 등 데이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포함됐다.
두 번째 이후 데이트에서도 여성의 67.9%가 ‘반반’ 지불을 원한다고 답했다. 교제가 시작된 뒤의 데이트에서도 66.5%가 비용을 반씩 부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반면 남성은 첫 데이트에서 ‘전부 지불한다’는 응답이 43.6%, ‘많이 지불한다’는 응답이 24.5%로 나타나 3명 중 2명가량이 자신이 더 많이 부담하겠다는 인식을 보였다.
가연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남성은 데이트 코스나 소비 성향 등 취향 차이에서, 여성은 비용 분담 문제에서 더 큰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데이트 비용을 둘러싼 갈등은 서로 다른 우선순위와 가치관에서 비롯될 수 있는 만큼 연애 초반부터 소비 성향과 비용 분담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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