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언어의 온도’를 쓴 이기주 작가가 재작년 발간한 책 ‘보편의 단어’를 1600여권 사재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M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이 작가와 출판사 대표 A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 작가는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A 씨와 공모해 전국 서점에서 산문집 ‘보편의 단어’ 1631권을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간 전체 판매량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책은 ‘언어의 온도’ 후속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그해 상반기 교보문고에서 12번째로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됐다.
검찰은 이 작가가 책 구매 자금을 건네면 A 씨가 전국 교보문고 매장을 돌며 여러 차례 나눠 산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과거 이 작가의 책을 출간하며 인연을 맺었지만, ‘보편의 단어’를 발행한 출판사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사재기 의심을 피하려 서점 직원 교대 이후 책을 추가 구매하거나, 포장을 훼손한 뒤 파본을 사는 것처럼 꾸미는 치밀함도 보였다. 교보문고 회원의 경우 같은 날 같은 책 여러 권을 사면 판매량이 ‘1권’으로 집계된다는 것을 감안해 비회원으로 구매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러한 구매 방식 이후 ‘보편의 단어’는 교보문고 분야별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기존 3~4위권보다 높은 2~3위권으로 올라섰다.
범행 사실은 사재기에 공모한 A 씨가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자진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두 사람이 광고비 지출보다 베스트셀러 순위 상승의 홍보 효과가 크다고 보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작가는 기소 사실이 알려진 뒤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던 영상을 모두 내리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