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이 대구·경북이 처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로 청년층의 유출을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금융사가 청년들의 정착을 돕는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10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2026 추계 복현금융경제포럼’ 강연에서 “지금처럼 청년들이 계속 빠져나가면 지역경제도 성장하기 어렵다”며 “지역이 성장하려면 앞으로 경제활동을 담당할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와 지역금융기관의 상생’을 주제로 열린 강연에는 경북대 학생 40여 명이 참석했다. 황 회장은 “대구·경북 인구가 500만 명 아래로 내려가고 있고 특히 청년층의 유출이 크다”며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새로운 산업과 기업을 만들어 나간다면 대구·경북은 여전히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영남대와 계명대, 경북대 등 지역 대학을 다섯 차례 찾아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금융·투자 분야 강연을 통해 청년들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정착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그는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게 금융교육이지만 학교에서는 금융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며 “그렇다면 우리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청년 금융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대구경북지원과 함께 8주 과정의 청년 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2주간 참가 신청을 받은 결과 300여 명이 지원해 이 가운데 1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초중고교생까지 아우르는 단계별 금융교육 체계도 구상하고 있다. 황 회장은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일정 수준을 이수하면 수료증을 주고 이후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서 단계별로 금융 지식을 쌓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파생상품처럼 어려운 금융상품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워주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는 취업을 앞둔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경영학부 학생이 ‘금융권 입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고 묻자 황 회장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은행 업무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이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이뤄질 수 있다”며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생산성 차이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iM금융은 청년 창업가를 위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iM뱅크는 대구 제2본점에 창업 지원 공간인 ‘유니콘 랩’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 기업에 경영 컨설팅과 투자사 네트워킹 등을 지원하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돕고 있다.
황 회장은 청년들이 지역에 남기 위해서는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지역 기업이 성장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지역금융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역민들이 예금을 맡긴 돈이 다시 지역 기업에 대출로 나가고 기업이 잘돼야 고용이 생겨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을 수 있다”며 “iM뱅크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비중을 60% 수준으로 높게 유지하는 것은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지역 기여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회장은 “iM이 전국과 해외로 나가 더 큰 은행이 될수록 대구·경북에 기여할 수 있는 몫도 커질 것”이라며 “서울에서 돈을 벌어 대구에서 세금을 내고 해외에서 돈을 벌어와 지역경제에 다시 투자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