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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폭락 땐 80% 보장…수급 관리 없인 ‘농망법’ 우려

12.09.2026 1분 읽기

정부가 농산물가격안정제의 첫 대상 품목으로 마늘과 양파를 선정했다. 이들 농산물의 평균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정부가 차액을 지원해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을 보장하는 제도다. 양곡관리법과 함께 논란을 빚었던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기준가격에는 경영비 전액과 자가노동비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반영된다. 정부는 대상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어서 재정 부담과 과잉생산을 막을 정교한 수급 관리가 절실하다.

농산물가격안정제는 윤석열 정부 때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농안법의 산물이다. 당시에도 농림축산식품부 수장이던 송미령 장관은 양곡법과 함께 이 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가 정권이 바뀌자 ‘희망법’으로 말을 바꿨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부작용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안법이 시행되면 과잉생산으로 배추 등 5대 품목의 생산량이 최대 41.2% 늘고 가격은 최대 67%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평년 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삼으면 연간 재정 소요액은 1조 19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양곡법에 따른 쌀 의무 매입 비용까지 더하면 두 제도의 재정 부담이 연간 2조 원을 웃돌 수 있다. 가격 보장이 생산 증가와 가격 하락, 정부 지출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 불안이 농가 소득 감소와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가격 하락분을 세금으로 메우는 방식에만 의존하면 생산 조절 기능이 무너져 농민과 소비자 모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격안정제가 농가의 생산 확대보다 선제적 수급 관리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로 작동하도록 하고 품목별 특성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현금성 지원보다 농업 생산의 고부가가치화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농업 확산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양곡법과 함께 농안법이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재정만 축낸다면 송 장관의 과거 표현대로 ‘농망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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