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여행 경비를 미리 환전하려는 수요와 함께 ‘트래블카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앱에서 외화를 미리 충전해 해외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 혜택은 비슷하지만 지원 통화와 이용 조건, 부가 혜택은 카드마다 달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9곳(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올 들어 7월까지 개인 해외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12조 5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43억 원 감소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통계에 포함됐던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액이 올해부터 제외된 데 따른 것”이라며 “실제 해외 카드 이용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개인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3조 1433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통계에서 빠진 해외 ATM 인출액까지 더하면 체크카드 기반 해외 이용 규모가 4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한다. 환율 우대와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를 내세운 트래블카드가 해외 결제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선두는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올 7월까지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1조 2261억 원으로 시장점유율 39%를 기록했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달러·엔·유로·파운드 등 4종 통화를 상시 무료로 환전할 수 있다. 여기에 54종 통화에 대해 환율 우대 100%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올해 말까지 이어간다. 해외 결제와 ATM 인출 수수료도 면제된다. 7월에는 해외 오프라인 결제 시 이용액의 10%를 삼성월렛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삼성월렛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도 선보였다.
신한카드의 7월까지 해외 체크카드 이용액은 9866억 원으로 점유율 31.4%를 차지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42종 통화에 대해 환율 우대 100%를 제공하고 해외 결제·ATM 수수료를 면제한다. 전월 실적 30만 원 이상이면 공항 라운지를 매년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편의점 5%, 대중교통 1% 결제일 할인도 포함된다. 돈키호테 50% 할인 등 일본 여행객을 위한 특화 혜택을 담은 ‘SOL트래블J’도 있다.
후발 카드사들은 환전 우대와 수수료 면제 외에도 다양한 국내외 할인과 캐시백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해외 가맹점 이용액의 10%를 월 최대 1만 원까지 할인해준다. 또 KB페이로 온·오프라인에서 1만 원 이상 결제하면 건당 200원을 환급해준다. 카페·빵집·철도·고속버스·주차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 이용하면 500~5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우리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해외 온·오프라인 가맹점 이용액의 5%를 캐시백해준다. 건당 최대 1000원씩 전월 실적에 따라 월 최대 3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글로벌 트래블 플랫폼 ‘놀유니버스’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숙박과 교통 예약 서비스도 지원한다. NH농협카드의 ‘NH트래블리 체크카드’는 국내 가맹점 이용액의 0.2~0.3%를 한도 없이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일부 생활밀착형 가맹점에서는 0.6%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여행 후 남은 외화를 다시 원화로 환전할 계획이라면 토스뱅크 체크카드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17종 통화를 살 때뿐 아니라 원화로 바꿀 때도 환전 수수료가 없다.
다만 트래블카드를 고를 때는 수수료 면제 여부뿐만 아니라 세부 이용 조건과 부가 혜택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해외 ATM 인출 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현지 운영사가 별도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고 환율 우대 기간과 할인 한도 등도 상품마다 다르다”며 “환율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 여행 경비를 한꺼번에 환전하기보다 출국일까지 나눠 충전하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