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 50주년을 맞아 ‘50주년 기념판’으로 새로 나왔다.
10일 출판계에 따르면 1976년 첫 출간돼 30여개 언어로 번역된 ‘이기적 유전자’는 앞서 30주년, 40주년에 이어 이번에 을유문화사를 통해 5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 번역은 과학 전문 번역가 이한음이 새로 맡았다. 책은 생명체의 진화를 개체가 아닌 유전자 중심으로 바라본 과학 교양서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는 유전자의 보존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50년 동안 책의 기본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출판을 거듭하면서 보주가 추가되고 30주년 기념판 서문, 40주년 및 50주년 기념판 에필로그 등이 더해졌다. 책은 1993년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됐는데 판매 집계가 이뤄진 2000년 이후에만 100만 부 넘게 팔렸다고 을유문화사는 밝혔다.
저자는 50주년 기념판 에필로그에서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유전체학에 대해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분야이며, 내가 야심 찬 젊은 과학자들에게 권하는 분야”라며 “그런데 희한하게도, 유전체학의 구체적인 발견들을 살펴보면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 논지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유전체학이란 단어도 없던 1976년 펴낸 책이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50주년 기념판까지 나온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50년 전 주장이 여전히 유효함을 강조한 셈이다.
저자는 이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 내용에서 영감을 얻어 쓴 시를 소개하며 기술이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AI가 단지 지능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통찰력 있는 이해를 드러낸다”며 AI가 참여하는 또 다른 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저술가로 평가받는 저자는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다. 이후 동물행동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니콜라스 틴베르에게 배웠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옥스퍼드대에서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전담하는 석좌교수직을 맡았으며, 현재는 옥스퍼드대 뉴칼리지의 명예교수이다.
2013년 ‘프로스펙트’지가 독자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지성’ 1위에 오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