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이 디지털 치료기기와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앞세워 수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의료진이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고 진료실 밖에서도 경과를 확인하는 체계를 구축해 수면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독은 9일 서울 강남구에서 미디어 세션을 열고 이 같은 ‘한독 슬립 사이언스’ 구상을 발표했다. 수면제 ‘스틸녹스’를 통해 15년간 쌓은 불면증 치료 경험과 의료진 네트워크에 웰트·에이슬립의 기술 및 서비스를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독은 임상과 규제 대응, 수가, 의료진 교육 등을 지원해 디지털 기술의 의료 현장 도입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김윤미 한독 전무는 수면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불면증 진료의 공백을 꼽았다. 환자의 기억에 의존하는 수면 기록만으로는 실제 수면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인지행동치료도 시간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김 전무는 “수면은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주요 만성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주는 핵심 건강 지표”라며 “늘어나는 환자에 비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지속적인 관리는 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진료 공백 가운데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은 웰트의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가 맡는다.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수면 습관과 인식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한 디지털 치료기기다. 의료진의 처방을 받은 환자는 6주간 수면일기를 작성하고 수면제한·이완요법·수면위생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슬립큐를 도입한 의료기관이 1000곳을 넘어섰다”며 “국내 허가 임상을 통해 슬립큐의 수면 효율성 향상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수면 기록과 평가는 에이슬립의 ‘크로노트랙’이 담당한다. 몸에 장비를 부착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수집한 호흡과 뒤척임 소리를 AI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홍준기 에이슬립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병원에서 처방받아 14일간 사용하면 총 수면시간과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수면 중 깨어 있던 시간 등을 자동으로 기록한다”며 “의료진은 전달받은 지표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고 이후 반응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독은 수면 분야에서 구축한 사업 모델을 만성질환 관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진단과 치료, 관리가 따로 작동해 온 수면 영역을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 것이 한독 슬립 사이언스의 목표”라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영역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