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이상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의 디지털X 인수를 계기로 거래소 간 점유율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체제를 깨고 ‘빅3’ 체제를 만들겠다는 승부수다.
차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 최대 목표는 이용자 수와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만 명, 시장점유율 두 자릿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원은 시장 3위지만 지난달 거래 대금 기준 점유율이 약 3%에 그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점유율을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꺼내 든 카드가 수수료 무료화다. 코인원은 지난달 26일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했다. 디지털X가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면제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종료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최소 1년 이상 유지할 계획이다. 무료화로 포기하는 수수료 수익은 월 10억~20억 원으로 추산된다.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인 만큼 부담이 작지 않지만 한국투자증권과 OKX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해 장기전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차 대표는 디지털X의 선제적 무료화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쟁을 출혈전으로만 끌고가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수수료를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핵심 파트너는 주요 주주로 합류한 한국투자증권과 OKX다.
한국투자증권과는 주식과 가상화폐의 접점을 넓힌다. 현재는 양 사 플랫폼에 주식거래와 가상화폐 시세 서비스를 연계하며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차 대표는 “가상화폐와 주식은 현재 법체계가 달라 자산 이동이나 계좌 통합이 어렵지만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KX와는 거래소 운영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차 대표는 “OKX는 인력이 저희보다 10배 많고 트래픽도 훨씬 크다”며 “법인·기관 서비스처럼 국내에서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사업을 수년간 운영한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역시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현재는 가상화폐와 거래소의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아 신사업 확장에 제약이 있지만 법제화가 이 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궁극적으로는 코인원을 다양한 투자자산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차 대표는 “해외 거래소에서는 국내 주식 등 다양한 실물연계자산(RWA) 상품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코인원에서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처음에는 불모지에서 시작해 비트코인이라고 하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들고 미래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