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의도적으로 숨겨 새출발기금의 채무 감면을 받은 채무자들에 대한 채권 회수율이 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약정이 취소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원금 대부분이 회수되지 못하고 있어 사후 관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결산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재산 은닉, 증여 등 사해행위로 새출발기금 약정이 취소된 차주는 16명, 채무 원금은 총 16억 6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 회수된 금액은 4020만 원으로 원금의 2.4%에 불과했다.
약정 연도별로 보면 2023년 약정자 가운데 취소된 채무 원금 11억 5000만 원 중 회수액은 3900만 원에 그쳤다. 2024년 약정자는 1억 3000만 원 가운데 20만 원, 2025년 약정자는 3억 8000만 원 중 100만 원만 회수됐다. 약정 취소가 처음 이뤄진 2024년에 취소된 5명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원금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2022년 출범한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원금을 감면하거나 금리를 낮춰주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다. 매입형 채무 조정은 채무자의 부채에서 자산을 뺀 순부채를 기준으로 감면 규모를 정하는 구조라 감면액을 키우기 위해 재산을 숨길 유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사해행위는 일정한 기준으로 일괄 적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 의심 사례마다 재산을 숨긴 의도와 방식 등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봐야 해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별도 조직을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현준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은 “매입형 채무 조정은 채무 원금의 평균 70% 이상을 감면해주고 있고, 사해행위자 1인당 평균 채무 원금이 약 1억 원임을 고려하면 부정 이익의 규모가 상당하다”며 “채무 조정 신청자의 재산 조사를 철저히 이행하고 채권 회수를 신속히 진행하는 등 실질적 제재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