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이글스 5점 대 KT 위즈 3점으로 1회가 마무리되자 장내에는 2회의 시작을 알리는 라인업 방송이 울려퍼졌다. 수원KT위즈파크의 장내 아나운서인 박수미 아나운서의 목소리다. 2015년 KT 위즈 창단 첫 홈경기부터 올해까지 10년째 자리를 지켜온 만큼 박 아나운서의 카랑카랑한 선수 소개는 KT 위즈 팬들 사이에서 경기장의 상징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이날 2회에 앞서 장내 방송을 한 건 실제 박 아나운서가 아닌 인공지능(AI)이었다. KT가 자체 AI 음성 합성(TTS) 기술인 KT TTS 2.0에 박 아나운서의 실제 음성을 합성시킨 결과다. 박재한 KT 사운드 AI팀장은 “TTS 기술은 읽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통해 발화법을 포착하는 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며 “감독이 배우에게 ‘이렇게 발성해 달라’고 말하면 배우가 지시에 맞춰 연기를 하듯 KT TTS 2.0은 같은 문장이라도 지시어에 따라 각각 다른 음성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소개 땐 ‘포지션 뒤 짧게 쉬고, 선수 이름은 음절마다 길고 강하게, 끝 음절은 높게 올려 읽어줘’, 기본 안내 방송 땐 ‘차분하고 또박또박, 과장하지 않고 명확하게 읽어줘’ 등 상황에 알맞은 지시어를 입력하는 식이다. 박 아나운서는 “AI 보이스는 7~8월 출산 휴가 기간 경기장에 적용됐는데 야구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AI인지 실제인지 구분하지 못했다”며 “샤우팅이 필요한 선수 소개 부분은 AI로 구현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고 말했다.
야구장에 스며든 AI 기술은 비단 방송뿐만이 아니다. KT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4월 초 KT 위즈 개막전에 발맞춰 야구장에 AI 안면인식 기반 입장 서비스를 도입하고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와 AI 치어풀(응원 문구) 제작 서비스 등을 고도화했다.
특히 시즌권 구매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AI 안면인식 기반 입장 서비스는 암표와 입장 지연 방지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기존 안면 인식 게이트는 짐 검사를 포함해 1인당 50~60초 정도 걸렸는데 AI 도입을 통해 이 시간이 30초 가량 단축됐고 입장 지연도 50% 이상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AI가 관람객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초에 불과했다. 또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가 도입된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람객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7% 증가하기도 했다.
이외 KT는 선수 이름이나 응원 문구를 입력하면 AI가 다양한 디자인의 응원 피켓을 자동으로 제작해주는 AI 치어풀 서비스, 관람객의 응원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다양한 시각 효과를 적용하고 경기장 전광판에 송출하는 AI 기반 팬캠 이벤트 등을 실시 중이다. KT 관계자는 “AI를 스포츠 관람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여 고객이 일상에서 AI의 편리함과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AI 스타디움을 KT의 AI 서비스를 운영해보고 고도화하는 실증 환경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