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에 가입된 직장인 5명 중 1명은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와 가장 가까운 직업으로는 변호사가 꼽혔다. 법률 문서 검토와 판례 검색, 계약서 분석 등 텍스트와 정보를 다루는 업무가 많은 전문직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에서 ‘고용행정 데이터베이스(DB)로 본 직업별 AI 노출도와 고용 현황’ 연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5년 한국직업정보 재직자 조사 자료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도를 산출한 뒤 고용행정 DB와 연계해 직업별 AI 노출 수준과 실제 고용 현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업은 변호사였다. 뒤를 이어 법률 관련 사무원이 2위에 올랐고, 변리사와 생명과학 시험원, 회계사가 각각 3~5위를 차지했다.
AI 노출도가 높다는 것은 해당 직업의 업무가 AI 응용 기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문서를 읽고 해석하거나 방대한 정보를 검색·정리하고, 수치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가 많은 직종에서 AI 노출도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AI 노출도가 높다고 해서 해당 직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 역시 AI 노출도는 AI 기술이 해당 직업의 업무에 얼마나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실제 일자리 감소나 직업 대체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AI 노출도가 가장 낮은 직업은 도금·금속 분무기 조작원이었다. 미장공, 떡 제조원, 정육 가공원·도축원, 일차전지·이차전지 제조 기계 조작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체 활동이나 현장 작업처럼 AI가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업무가 중심인 직종의 AI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직장인 5명 중 1명은 ‘AI 고노출’…30대는 절반 넘어
AI 노출도를 고용보험 가입자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1527만 5000명 가운데 291만 6000명이 AI 고노출군으로 분류됐다. 전체의 19.1%, 즉 직장인 5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젊은 직장인일수록 AI와 가까운 직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았다. AI 고노출군의 평균 연령은 40.2세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의 평균 연령인 45.7세보다 5세 이상 낮았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의 경우 53.1%가 AI 중·고노출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변호사와 회계사처럼 텍스트 해석과 정량적 데이터 분석을 주요 업무로 하는 지식집약적 전문직에서 AI 고노출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체활동이 중요한 생산·건설 기능직은 AI 저노출 직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팀장은 “AI 고노출 직종에서 청년층과 30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AI 기술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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