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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으면 국물까지 싹 비우는데…“제발 남기세요” 경고 나오는 이유가

05.09.2026 1분 읽기

한국인의 밥상은 맛있지만 짜다. 국물을 비울 때마다 혈압계 숫자가 쌓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숟가락을 내려놓기 쉽지 않다.

5일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중 약 1300만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률은 30.1%로 성인 10명 중 3명꼴이다. 남성 720만명, 여성 580만명이며 65세 이상 고령층도 580만명에 달한다.

고혈압 유병자 중 인지율은 77%, 치료율은 74%지만 목표 혈압에 도달한 조절률은 59%에 그쳐 치료를 받고 있어도 절반 가까이는 혈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가 고혈압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5년(2019~2023년)간 실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136mg으로 WHO 권고 기준(2000mg)의 1.6배에 달했다. 저감 정책 시행 이전인 2011년 4789mg과 비교하면 34.5% 줄었지만 여전히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남성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696mg으로 여성(2576mg)보다 1.4배가량 많았고, 30~40대가 가장 많이 섭취하는 연령대였다.

국물 문화가 나트륨 과잉의 주범이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섭취하는 나트륨의 50% 이상을 면·만두류, 김치류, 국·탕류, 볶음류, 찌개·전골류를 통해 섭취하고 있다. 하루 기준으로 면(라면 등)·만두류 481mg, 김치류 438mg, 국·탕류 330mg, 볶음류 227mg, 찌개·전골류 217mg 순이었다.

컵라면 한 용기의 나트륨 함량은 평균 1700~1800mg으로 국물까지 비우면 한 끼에 WHO 하루 권고량을 넘기는 구조다. 짬뽕은 조리 방식에 따라 4000mg에 이를 수 있다. 음식점에서의 한 끼 나트륨 섭취량은 1522mg으로 가정식(1031mg)보다 높았다.

나트륨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국물을 남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식단을 한 번에 바꾸기 어렵다면 국물 절반 남기기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국물을 절반만 남겨도 수백mg의 나트륨을 줄일 수 있다.

면을 따로 삶아 옮겨 담거나 국물에 밥을 말지 않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물을 마실 때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쓰면 자연스럽게 섭취량이 줄어든다. 외식 시에는 국물 요리 대신 구이 위주로 선택하고, 소스는 찍어 먹는 방식으로 바꾸면 나트륨 섭취를 낮출 수 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체내 혈액량이 늘어나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고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커지고 신장이 과부하를 받아 만성신장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짠맛에 익숙해진 미각은 2~4주 정도 저염식을 유지하면 서서히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 라면 국물을 절반 남기는 작은 선택이 혈압 관리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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